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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상속으로

남해 앵강다숲길 바다와 숲과 다랭이논

by 가을하늘흰구름 2022. 4. 29.

*탐방지: 남해 바래길 10코스 앵강다숲길 (남파랑길 42코스)
*날짜: 2022.4.29(금)
*코스: 이동면사무소 - 신전리 바래길 안내센터 - 화계마을 - 앵강만 - 두곡 월포 해변 - 홍현 해우라지마을 - 가천 다랭이마을 (17.4km 5:20분)

2022년 남해군 방문의 해 5일차 마지막 날 오전 일정

밤새 내리는 비가 아침까지 계속된다
빗줄기도 굵은 데다 바람까지 우당탕 불어대니 미조항 옥이민박 문 열고 나오기가 엄동설한 아랫목 이불속에서 기어 나오는 것 보다도 더 어렵다

원래 오늘 일정은 미조항에서 7:05분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면에서 하차하여 가천행 버스로 갈아타고 다랭이마을까지 가서 논두렁 구경을 하고 설흘산 인증을 한 다음 바래길 앵강다숲길을 갈 작정이었는데 민박집에서 미적미적 하늘만 쳐다보다가 부랴부랴 우산을 받쳐 들고 8:15분 버스에 오른다
그런데 이게 시간이 어긋나니 이동면에서 가천 가는 시골버스 시간표 맞추기가 엥간히 불가능에 가깝다
근처 농협마트에 들어가서 물어봐도 '여기서 가천 가는 버스가 있나요'하면서 희한하다는 듯이
쳐다본다
갑자기 북한에서 갓 내려온 공작원 취급당할 것 같다는 생각에 언능 나와서 지도를 들여다보니 차라리 오전에 앵강다숲길을 걷고 오후에 설흘산을 가기로 정한다
이동면사무소 정류장에서 앵간다숲길 시발점까지는 8km 남짓 될 거 같으니 그까이거 걸어서 가면 되지

불과 1시간 전에만 이런 멀쩡한 생각을 했어도 9코스인 원천항 정류장에서 내렸을 거고 그러면 지금보다 훨씬 덜 고단하고 훨씬 더 아름다운 길이 되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에 잠깐 동안 열을 받는다

앵강다숲길
앵강다숲길은 원천마을에서 파도치는 소리가 앵무새 소리와 닮았다고 하여 '앵강만'이라 불리는 만곡진 바다를 따라 걷는다
길은 남해바래길 탐방안내소에서 시작해 앵강다숲을 지나 아름드리 보호수가 마을을 지키고 있는 화계마을을 거치고 미국마을과 두곡.월포 해변을 지난다
홍현마을부터 가천 다랭이마을 해안 숲 오솔길은 남해바래길에서도 가장 유명한 구간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경관 포인트를 여럿 지난다 [출처 : 남해바래길 홈페이지]

가천 다랭이마을
남해의 가천 다랭이마을은 바다를 끼고 있지만 배 한 척 없는 마을이다
마을이 해안절벽을 끼고 있는 탓이다
방파제는 고사하고 선착장 하나도 만들 수 없다 보니 마을 주민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해 한 층 한 층 석축을 쌓아 논을 만들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여 지금의 명승 제15호 다랭이 논이 만들어졌다
들쭉날쭉 제 멋대로 생긴 논들이지만 그 사이사이로 산뜻한 산책로와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편안히 돌아볼 수 있다

다랭이의 명물인 암수바위(경남 민속자료 제13호)와 밥무덤. 구름다리. 몽돌해변 등을 돌아보는 데 1시간 남짓 소요된다

 

다랭이마을 명칭 변경사

원래 이름은 간촌(間村)이었다
마을 양쪽으로 흐르는 냇물 사이에 마을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후 어느 도사가 나타나 가천(加川)이라 하라고 해서 가천마을이 되었고
최근 주민들이 행정리 명칭 변경을 요청해 다랭이마을로 공식 변경했다

 

바래길 10코스 앵강다숲길을 가다
오늘의 출발점인 미조항 버스종점 대합실 풍경
아주머니 한 분이 꾸벅꾸벅 피곤햔 명상에 잠겨 계신다


이동면사무에서 하차하여 1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앵강고개에서 드디어 눈에 펼쳐지는 앵강만 (09:37)


앵강다숲 마을
앵강다숲 마을은 남해의 앵강만 자락에 위치하며 이동면 신전리, 화계리, 용소리 일원이 포함된 마을이다
앵강다숲이라는 브랜드는 앵강만의 산, 숲, 바다, 농경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신전권역을 형상화하여 산과 바다가 공존하는 다양한 자연의 신비로움과 풍요로움을 지닌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상징합니다 (출처: 보물섬 여행님의 블로그)

그런데 앵강은 앵무새가 만든 이름이라 하고 다숲은 무슨 의미일까
검색 결과
400여 년 전부터 신전마을 주민들이 방품림을 조성하여 삶의 터전으로 가꾸어 왔고,
2015년 문화체육부관광부의 공모에서 야생화 관광단지로 선정되었다고 하는 데에서 유래됐다고 하는데
선문답을 하고 있는 건지 내가 이해력이 모지리는 건지

신전리 바래길 탐방안내센터 (10:05)


탐방안내센터 옆의 앵강다숲길 지역활성화센터가 깔끔하고 웅장하다
마을 사람들의 다숲길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바래길 탐방센터가 있는 앵강다숲 공원


앵강만이 나타나는데 지도를 보니 이곳이 화계마을이다 (10:09)
그렇다면 어딘가에 마을을 지키는 600년 보호수가 있을 터이나 촉박한 일정으로 그냥 패스


앵강만 사람들의 장갑 말리는 방법
풉하하~


앵? 강교?


앵강 몽돌에서 앵무새 소리를 귀 기울여 들어본다
앵무새가 내는 소리는 쫘르륵 쏴아~~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횡재로 만나보는 장엄한 풍경


커피가 왕창 땡기게 하는 분위기의 길맞이 쉼터 (11:02)


화계리 월포해수욕장 (11:18)
지나쳐 온 이정표에 두곡해수욕장도 있고 월포해수욕장도 보이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구분이 안된다
아마도 두곡월포해수욕장을 각각 나누어서 표기한 것은 아닐까
짧은 해수욕장 구간에 반은 모래사장이고 반은 몽돌사장이어서 몽돌몽돌 파도소리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벽화가 있는 화계리 월포마을 (11:30)
문어아저씨는 무엘 훔쳐먹다가 들켜서 저리도 헐레벌떡 달음질 치는고


울창한 숲길읆 잠깐 지나고


홍현해우라지 마을로 진입 (11:38)
해우라지는 무슨 의미일까


길은 잠시 해안절벽을 향해 급하게 내려간다


석교리 마을앞을 지나는데 이곳은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


홍현마을에 들어선다 (11:48)
마을 입구에는 소나무 숲이 있는 캠핑장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호랑이가 아기를 등에 업은 아낙네를 위협하다가 되레 호통당하느라 화들짝 놀라고 있는 거


석방렴
바닷물 속에 희한한 모양의 돌담이 눈에 들어온다
검색해 보니 석방렴
석방렴은 밀물 때에 들어왔다가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들을 줍줍 주어 담을 목적으로 설치해 놓은 돌담이란다
남해 첫 째날 창선면에서 보았던 죽방렴과 비교


길게 늘어진 폭포 옆에 홍현마을 전설이야기가 안내되고 있다 (12:23)
'홍이와 현이의 사랑이야기'


길...


여기서부터 2.5km 해안 숲길은 진정한 명품길 (12:42)


해안가 절벽에 길을 만들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데 막상 바다는 시야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바래길의 유래를 알려주는 안내판 (13:02)


궁금증을 확 일으키게 하는 구조물은 군사용 방어진지 벙커였다
그렇다
아무리 놀러 다니고 있을 지라도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낙석주의 표지판이 있어야만 할 것같은 자리를 지나면 눈이 시원한 바닷길을 만난다 (13:20)


멀리에 다랭이 논이 살짝 보이고


길가의 유채꽃이 바지가랭이를 잡아댕긴다


다랭이마을 전망대 정자 (13:33)


한참 전부터 다랭이 정자에서 사진놀이에 심취 중인 아주머니들은 나에게 자리를 비워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간신히 정자 한 귀투이를 찰칵


낮달맞이도 화사하게 피어 있고


다랭이마을로 들어가는 마지막 해안길


가천 다랭이마을 중심부에 도착했다 (13:43)
휘리릭 둘러보는 데에는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카페에서의 여유는 별도)


평일인데도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분주하게 오르내린다


민박집에서 아침 식사 후 생수로 연명하며 오후 2시를 넘겼으니 격한 시장끼를 다랭이맛집 해초멍게비빔밥으로 든든하게 해결한다
식사를 마친 후 손님맞이에 분주한 사장님에게 설흘산 오르는 길을 잠시 물어보고
이제 남해의 명산인 설흘산으로 직행 (14:20)


다랭이 맛집 메뉴


오전 앵강다숲 지나 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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