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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상속으로

남해 최남단의 미소 미조항

by 가을하늘흰구름 2022. 4. 28.

*탐방지: 남해 바래길 8코스 섬노래길
*날짜: 2022.4.28(목)
*코스: 북미조항 - 남망산 - 미조항 - 북미조항 (원점회귀 5.0km 1:30분)

2022년 남해군 방문의 해 4일차

창선면에서 우리나라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삼천포대교를 횡단하고
블랙야크 100대 섬 인증지인 대방산을 올랐다가 시내버스를 타고 남해군 최남단 미조항으로 향한다
얼핏 들어보는 남해의 마을 이름들이 특이하면서도 예쁘다
가인 미조 설리..
유명 연예인들이 떠올려지는데 특히 내 고등학교 시절 꽤나 따라 불렀던 정미조 가수의 노래가 생각난다

누군가가 그리울 땐
두 눈을 꼭감고
나즈막이 소리내어 휘파람을 부세요.... (정미조 노래 '휘파람을 부세요' 중)

남해의 미조(彌助)는 미륵의 도움을 받아 풍요한 마을이 된다는 의미란다

바래길 여러 군데가 남파랑길과 겹치는데 8코스 섬노래길은 오로지 바래길이다
지금 오늘이 아니면 이런 한적한 마을을 언제 찾아오겠나 하는 마음이 이번 일정에 여기를 굳이 고집스럽게 포함시킨 이유이다
15시를 넘긴 늦은 시간인 지라 섬노래길 전체를 돌아볼 수는 없으니 살짝 입가심만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미조항
남해군에서 최남단에 위치하며 가장 큰 항구이고 어업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아름다운 해안선과 조도 호도 등 2개의 유인도와 16개의 무인도를 거느리고 있다
삼동면 물건리에서부터 미조항까지의 구불구불한 해안도로(일명 물미도로)는 버스를 타고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코스이고
미조항 뒤쪽으로 설리마을 송정해수욕장 상주은모래비치로 이어지는 바래길 9코스 구운몽길이 있는데 이 길을 디뎌보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못내 아쉽다

미조항의 민박
인터넷으로 미조면의 숙소 검색이 안돼서 이 곳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엄청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펜션과 민박이 여럿이고 모텔도 두 군데가 있다
그만큼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는 것이고 괜한 걱정을 했다는 얘기다

창선면에서의 명품돼지국밥 점심식사
구수한 국밥에 새우젓 듬뿍 넣어 짭짜롬하게 만들고 공깃밥 두 그릇 뚝딱


미조행 버스종점인 북미조항 마을 풍경과 뒤로 보이는 남망산


섬노래길은 미조리 마을 골목을 지난다


골목을 지나던 중 한 민박집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옥이민박
우리 집 막내동생이 옥이여서인가 급 친근한 생각이 들어서 문을 두드리며 이리 오너라~를 여러번 외쳐도 인기척이 없다
즉시 전화를 걸어 저녁에 다시 오겠다고 하면서 하룻 밤 5만 원에 뚝딱 예약을 한다


남망산 코스안내도와(좌) 섬노래길 안내도(우)
남망산 코스는 섬노래길 최상부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고
주변에는 욕지도 수우도 사량도 아랫섬 등 이름 난 섬들이 도열하고 있다


남망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미조면 전경


남망산 정상


하산 중 만나는 계단길을 올려다 보면서 찍은 사진인데 계단 한 칸의 높이가 다른 것과 다르다
저 자리에서 덜커덩 하면서 하마터면 깜짝 놀랄 뻔 했다


설리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이 눈에 보이고


남망산에서 내려오면 미조항 입구


미조항 등대


미조항 입구에서의 항구 풍경이 아름답다


조도 호도 가는 배의 승선 대기소
육지의 시내버스 정류장이 항구에 오면 선박 정류장이 된다


남해군수협수산식품산업거점단지


남해의 지역화폐는 화전


미조면사무소 앞


다시 버스종점이 있는 북미조항으로 돌아온다
미조항과 북미조항은 미조면사무소를 사이에 두고 400m 정도 떨어져 있다

북미조항의 작은 공원

 


조선소는 울산과 거제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도 있다
미조조선소와 미송조선소에서 새롭게 다듬어지고 있는 배들


남망산 구경을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입소신고를 한다
그런데 민박집 아줌마 사장님이 혼잣말처럼 조심스럽게 건네는 말이 직전 손님들이 샤워기를 망가뜨려서 불편할 텐데 그래도 이해해 달라는 부탁의 말이었다
욕실을 들여다보니 샤워기 헤드가 부러져서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무어 이런 걸 가지고...

공구를 좀 가져오라 했더니 뻰치와 플라이어에 파이프렌치까지 한 보따리 들고 오신다
부러진 헤드를 본체에서 분리하고는 옆집 철물점에 가서 요런 놈과 똑같은 물건을 사오라고 알려주니 금방 사오셨고 샤위기는 새것처럼 변했다
아줌마가 엄청 좋아하신다

이렇게 큰 거실을 혼자서 다 쓰란다
미조.. 참 좋은 동네다


항구에 들어 왔으면 당연히 싱싱한 회를 먹어야 한다
그런데 주변의 음식점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봐도 회 1인분 메뉴가 없기에 옥이민박 아줌마에게 회 한 저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마침 우리 집 아저씨가 고기를 잡고 있으니 조금 있다가 들어오면 내가 회를 썰어 오겠다고 하신다
얼씨구 그거 참 고마우신 생각입니다~

이렇게 참돔회로 한 상 푸짐하게 차려 놓으신다
매운탕도 아침까지 먹을 만큼 넉넉하게 끓여 주시고


배불리 먹고 느긋하게 바라보는 항구의 야경


종점 정류장에는 내일 아침 나를 이동면으로 이동시킬 남흥여객 버스가 곤히 잠들어 있고
나도 미조의 꿈나라로 빠져든다


내일은 가천 다랭이마을과 설흘산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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