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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상속으로

제주여행 2일차 올레 2코스 3코스 광치기해변~신풍

by 가을하늘흰구름 2021. 9. 29.

*탐방지: 제주 성산읍 광치기 해변
*날짜: 2021.09.29(수) 맑음
*코스: 2코스 3코스(B) 중간 신풍포구 (총 25.3km 9시간)
2코스: 광치기 해변 - 내수면 둑방길 - 식산봉 - 오조리 - 대수산봉 - 혼인지 - 은평포구
3코스(B) 전반부: 은평포구 - 신산 환해장성 - 신풍포구

제주 올레길 걷기 둘째 날은 성산 일출봉에서 시작한다

이른 아침 창문 밖으로 보이는 하늘색이 발갛다
오우~~~
대충 얼굴을 닦고 밖으로 나와 해돋이 구경할 자리를 찾느라 광치기 해변을 오르락내리락 분주하게 움직인다

일부 무지한 사람들은 일출을 관망하기 위해 새벽부터 일출봉을 헐레벌떡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가기도 하는데
일출봉에서 아침해를 맞이하는 장소는 일출봉 정상이 아니고 일출봉 옆으로 올라오는 해를 바라보는 자리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해돋이는 평소 바닷가에서 보는 해돋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광치기 해변에서 바라보는 성산 일출봉의 아침 (06:40)
엄청 바쁘게 움직이면서 찍은 사진이지만 정작 일출명소는 이곳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일출을 거나하게 구경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와 빠른 손놀림으로 출발 준비를 한다
100m 떨어진 식당에서 아침식사로 전복뚝배기탕을 먹기로 계획되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웬 전복뚝배기냐고도 할 일이겠지만,
음식점 간판에 '전복뚝배기 전문'이라고 쓰여져 있고 1만 5천 원짜리 메뉴를 아침에는 특별 할인으로 1만 2천 원에 제공한다는 안내에 미혹하기도 했고,
자고로 여행은 먹거리에서부터 나온다는 말이 있기도 하니 그 말을 따르고자 하는 의미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제주에서 전복뚝배기를 맛있게 먹어 봤던 기억이 없던 터라 전문 뚝배기의 풍부한 맛을 기대하는 마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간 매운 맛으로 땀을 찌륵찌륵 내면서 뚝배기를 음미해 보는 내내 그 기대는 다음으로 미뤄야만 했다

일출봉을 지나고 올레 2코스는 제주 4.3 유적지에서 출발한다
제주 4.3 사건은 지리산 일대의 빨치산과 더불어 나의 뇌리에서 늘 어두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현대사의 가장 슬픈 역사이다
학교 시절에는 4.3 사태로 배웠고 어른이 된 후 언젠가는 4.3 항쟁이라 부르더니 최근에는 그냥 '제주 4.3'이란다
몇 년 전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한 '지슬'이란 독립영화가 있었다
지인의 자녀가 서울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마침 그 때 '지슬'이란 영화가 서울에서 상영되고 있기에 결혼식이 끝나고 축하객들과 헤어져 혼자 상영관을 찾아 영화를 관람하고 나올 때 자꾸만 눈물이 나오고 한없이 가슴 먹먹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제주 4.3사건
1947~1954년 제주도에서 벌어진 남로당과 토벌대의 무력 충돌 및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학살당한 사건

1947년 3월 1일 3.1절 기념일 시위에서 기마경관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치였는데 해당 경관이 아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가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본 군중들은 기마경관에게 돌을 던지고 야유를 보내며 경찰서까지 쫓아갔다
그런데 경찰이 이를 경철서 습격으로 오인하려 시위대에게 발포해 주민 6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3.1절 발포사건 이후 남로당 제주도당은 3.1 사건 대책 투쟁위원회를 결성하여 민.관 총파업이 벌어졌고 미군정은 총파업에 강경대응 하면서 결국 1948년 4월 3일 새벽 2시 350명의 무장대가 무장봉기를 하였고 이후 강경진압은 더욱 가속화되었다
1948년 11월 이승만 대통령은 제주도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일명 '초토화 작전'이라 불리는 작전을 통해 중산간 마을에 대한 집단 학살이 벌어졌다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 이후 진압 과정에서 당시 도민 인구의 11%가량에 해당하는 2만 5000~3만 여 명의 주민이 희생당했고 가옥 4만 여채가 소실되었으며 중산간 지역의 상당수 마을이 폐허로 변했다

2000년 제정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3사건의 시기를 경찰의 발포 사건이 있었던 1947년 3월 1일부터 한라산 금족지역이 해제되는 1954년 9월 21일까지 7년 7개월 간으로 잡고 있다.

[자료출처: 다음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X202

4.3 성산터진목 유적지 (09:10)


제주 문주란 (09:15)
북아메리카와 제주도를 원산지로 하는 수선화과 식물인데 성산 주변에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한다
사실, 문주란과 나는 이번이 첫 상봉이며 그 첫 이미지는 '와아~ 엄청 큰 난(蘭)이다'였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그러면 가수 문주란과 여기 문주란은 어떤 관계일까....


광치기 해변의 2코스 시작 스탬프 (09:25)


통밭알저수지
광치기해변에서 계속 바다를 따라가면 유명한 섭지코지가 나온는데 올레길은 그 유명한 관광지를 외면하고 발길을 통밭알로 안내한다
통밭알은 일출봉이 섬이었을 때 바다였던 곳으로 조개가 많이 잡혀 조개밭으로도 불린다
저수지는 얼마 전까지 양어장으로 사용됐었다고 한다

식산봉 가는 길의 통밭알저수지 방조제 (09:55)


통밭알저수지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


식산봉
1코스 알오름에 이어 올레길이 두 번째로 야심 차게 보여주는 탁월한 코스이다
올레가 아니라면 굳이 이곳까지 찾아올 여행객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식산봉 높이는 60m에 불과하지만 숲은 1천 평방미터가 넘는 울창한 산림이다
고려시대부터 소섬(우도)과 오조리 바다에 유독 왜구의 침입이 잦아 당시 오조리 해안 일대를 지키던 조방장(助防裝)이 마을 사람들을 동원하여 이 오름을 낟가리처럼 위장, 마치 군량미를 쌓아 놓은 것처럼 꾸며 이를 왜구들이 먼 바다에서 보고는 저렇게 군량미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있으니 병사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라고 짐작하고 함부로 넘보지 않았다는데서 연유한 이름이 식산봉(食山峰)이다

통밭알저수지에서 바라보는 식산봉 (10:05)


식산봉 진입로 입구의 안내판 (10:12)


식산봉은 나무가 우거져서 오르는 동안 조망이 별로 없다
식산봉 오르는 길에서 살짝 보이는 일출봉


식산봉 정상의 전망대 (10:25)


저수지를 나오다가 뒤돌아보는 식산봉 (10:40)


족지물 (10:40)
식산봉에서 내려와 오조리 마을로 가는 길 옆에는 마을사람들이 목욕을 즐기던 족지물이 있다
솟아오르는 용천수를 2단으로 막아 윗쪽은 여자탕 아래쪽은 남자탕으로 구분되었으며 덕분에 동네 이름도 족지동네가 되었다


조용하고 깔끔한 족지동네 마을길 (10:50)


오조리 마을의 아름다운 올레길 (11:05)


제주 조랑말은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되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그러면 얘들도 제주 천연기념물인가
오조리 마을 제주말 (11:15)


꽃가람 고기국수 (11:30)
제주의 고기국수는 유명세만큼이나 맛도 풍부하다
점심때가 되어서 마침 성산읍 고성리 시내를 지나기에 말끔해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가 용감하게 고기국수 1인분을 주문한다
1인분 7천원이던가...


음식점 사장님의 살벌한 경고와 손님으로 위장한 누군가의 의도된 훼손


대수산봉(큰물메오름)
고도 137m로 과거 이곳 분화구에 물이 차있어서 물뫼 또는 물메라 불렀다고 한다

대수산봉 진입로 (12:20)


진입로에서 10분 정도 오르면 대수산봉 정상이다 (12:30)


아무런 인증장소도 아니지만 셀카 놀이는 즐겁다
의자에 폰 세워 놓고 손바닥 쫙 펴서 셔터 동작되면 후다닥 잽싸게 뒤로 뛰어가서 포즈


일출봉과 우도와 지미봉이 조망되는 대수산봉 정상에서의 풍경
일출을 맞이하기에도 훌륭한 장소라고 한다


대수산봉 하산길


귤밭이 나타는 걸 보니까 서귀포가 가까워졌다는 신호일까 (12:50)


혼인지 (13:40)
온평리


혼인지 신방굴


혼인지를 나오면서 만나는 작은 연못



용천수 공원 쉼터 (14:30)
제주에서의 용천수는 마을이 만들어지는 근간이기도 한데 성산읍 온평리는 용천수가 풍부한 마을이다


첨성대를 닮은 돈대 (14:35)
여기 어딘가에 올레 3코스 시작 스탬프가 있을텐데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온평리 신산 환해장성 해안로 (15:00)


환해장성길은 작은 동백 숲길도 지난다

환해장성길을 따라 가다보면 한여름 늠름한 모습을 자랑했을 구릿대의 고사초들이 우치를 돋군다 (16:00)


길 가 반건조 오징어 구이 휴게소에서 구수한 오징어 향기를 벗삼아 잠시 휴식 (16:15)

드디어 제주에서 반건조 오징어 구이를 맛보는 순간인데 그 맛은
살이 두툼하고 결은 찰지고 부드러우며, 오징어 특유의 짭짤 고소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지는 천국의 맛이다
아쉽게도 이곳 휴게소 이름을 모르겠다


신산리 길가(17:00)


제주 터닝포인트?
이제 시작인데 벌써 터닝하면 어데로 가라는 것인고


성산읍 신풍리 '오후 게스트하우스' (18:30)

신산항 근처는 음식점도 문이 안 열려있고 숙소도 드물었다
몇 군데 전화를 해서 6시가 넘어서야 어렵게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인데 사장님 아주머니가 7시에 퇴근해야 한다고 빨리 오라고 해서 헐레벌떡 도착한다
큰 방에 12인분의 침상이 마련되어 있는데 나 홀로 사용하자니 너무 조용하고 으스스하다
서둘러 오느라 저녁도 못먹고 간식 준비도 못했기에 사장님 아주머니께 편의점이 어디 있을까요 하고 물었더니 엄청 디게 멀리에 있단다
그러니 자기가 차로 데려다주겠다는 하니 그 고마운 후의에 1만 8천 원 숙박비를 2만 원으로 입금시켰다


숙소에서 사진의 앞으로 보이는 바닷가 주변이 모두 '신천 바다목장'
방에 들어갈 때 현관문을 꼭 닫아 달라고 하는 사장님의 부탁을 잘 기억해야 했다
가끔 목장의 말들이 방으로 무단 침입하기도 한단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모기에게 두 세방 물리면서
올레 탐방 2회차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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