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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상속으로

원주 굽이길2-1코스 천마산길

by 가을하늘흰구름 2021. 2. 27.

○날짜: 2021.2.27(토)

○탐방지: 원주 굽이길 2-1코스 (굽이길 탐방 12회차)

○코스(오전): 무실동 - 대성고등학교 - 남원주가구단지 - 농업기술센터 - 매지저수지 - 연세대학교 학군단 - 대안2리 마을 - 원성 대안리 느티나무 (17km 3:30분)

○코스(오후): 승안정류장 ➜ 돼니교(0.5) ➜ 승안낚시터(0.9) ➜ 대안(승안)-동화임도 진입(1.4) ➜ 임도정상(2.1) ➜ 갈림길(우측) (2.6) ➜ 벽계수 이종숙 묘역 입구(4.0) ➜ 호동교(4.9) ➜ 동건길8(5.9) ➜ 메나교(7.2) ➜ 명봉산길46-9(7.9) ➜ 문막제2생활배수지(8.4) ➜ 천마산(9.3) ➜ 갈림길(우측)(9.9) ➜ 개나루길108(10.7) ➜ 느티나무 쉼터(11.3) ➜ 개나루길3(11.7) ➜ 문막시장정류장(12.9km 5시간)

 

원주 굽이길 탐방 마지막 코스이다

지난해 4월 6코스 장구봉길부터 시작하여 17개 구간을 완보하는데 무려 10개월이나 걸렸으니 느림의 미학이 너무 과하여 느려 터짐의 해학(懈學)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2-1코스 천마산길은 대안리 승안동에서 시작하는데 원주시내에서 대안리까지 가는 교통편이 아주 번거로워서

34번 시내버스를 타고 흥업면사무소에서 하차하여 다시 하루 여섯 번 다니는 8번 공영버스를 타고 승안동 정류장까지 가는 절차가 필요하다

그래서 오늘은 번거롭지 않도록 무실동 집에서부터 걸어서 연세대학교를 거쳐 대안리까지 가는 길을 선택

 

▼ 대성고등학교를 지나 남원주 가구단지 충정교회 앞에 도착 07:30분

  이 장소는 굽이길 2코스 시작점

▼서곡천 둑방길에 하얗게 내려앉은 서리가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서곡천 징검다리를 건너고 곧바로 나타나는 매지천 보또랑 다리를 또 건너간다

▼매지천 뚝방길은 굽이길 원8코스 흥업 캠퍼스낭만길이자 매지천 산책로

▼갈대밭으로 뒤덥였던 매지천이 지난 해 하천 바닥 평탄화 대공사 이후 경비행장 활주로 처럼 변했다

 이렇게 만든 이유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올여름 이곳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지 몹시 궁금

▼원주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센터 안쪽 마당에 조성된 작은 수변공원의 조형물

 출입문이 달려 있는 새집인가??

▼매지저수지 턱 밑인 이곳까지 진행하면, 아뿔싸 너무 많이 간 것이다

 개울을 건너야 하는데 하천 폭이 내 다리 길이보다 넓다

원8코스는 사진 왼쪽길에서 내려오다가 사진 아래부분에서 유턴하여 가운데 큰 길로 진행

▼우왕좌왕 하지 말고 100미터 정도 되돌아가면 이런 어도가 있으니 이곳에서 도강을 한다

 이 어도(魚道)는 물고기가 걸어서 올라가야 할 듯

▼매지저수지

▼매지저수지 수양소나무

▼매지저수지 거북섬 정상에 있는 석조보살입상

▼거북섬은 원래 푸른 초장이었으나 몇 해전 백로들이 무단으로 쳐들어와서 집단서식을 한 후로 이렇듯 황량한 벌거숭이를 맹글어 놨다

매지저수지 이야기

안내판의 글씨를 옮겨 적었다

 

미륵불. 햇빛을 보게 해 다오

300여 년 전 매남동에 살았던 박지정은 어느 날 미륵이 나타나는 꿈을 꾸었다

"내가 지금 땅 속에 파묻혀 햇빛을 못 보니 나를 제자리에 옮겨주면 그 신세를 자손 대대로 갚겠다"하고 사라졌다고 한다

박씨는 다음날 가족과 지금의 거북섬 아래에 있는 그 자리에 가서 미륵을 파기는 했으나 너무 무거워서 일으켜 세울 수가 없어서 매남동 사람들을 총동원하여 미륵불을 거북섬 북서쪽 산 아래 누각을 지어 모셨다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미륵불에 지극정성으로 제를 올렸다

1959년 흥업 수리조합에서 저수지를 만들기로 했다. 마을 사람들이 저수지를 만들면 미륵불이 물에 잠길 것이니 물에 잠기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고 조합 측에 건의하였으나 수리조합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렇게 저수지 공사가 끝나고 나서 어찌 된 일인지 비는 오지 않고, 또 온다고 해도 이 저역을 피해 가곤 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게 '미륵불을 옮기지 않아 미륵이 노한 탓이다'라고 여겼다

그러던 중 하루는 당시 수리조합 이사이던 이중실씨 꿈에 그 미륵불이 또 나타나서 '나를 거북섬에 올려 달라'며 간절히 호소하고 사라졌다고 한다. 꿈에서 깨어난 이중실씨는 이 일을 예사로운 일로 여기지 않고 조합 직원들과 협의해서 미륵을 지금의 거북섬 자리에 옮겨놓았는데 그날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찼고 그 뒤로는 가뭄이 들지 않았다고 한다

 

미륵 앞에 건축이나 묘를 쓰면 해를 입는다던데..

지금의 거북섬은 벌매남 끝자락에 있던 작은 동산이었다. 저수지가 만들어지고 물이 차면서 섬이 되었고 세동 마을에서 보면 거북의 모습을 하고 있어 거북섬이라 불리게 되었다. 섬 가운데 미륵불이 있다. 높이 2.5m 좌대 0.3m 크기의 화강암으로 된 미륵불이 있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120호인 미륵불은 고려시대의 불상으로 추정되며 240년 전에 매남동의 주민 박시정의 현몽으로 주민들의 힘을 빌어 발굴해 관리하고 있었다. 매남 주민즐은 매년 음력 정월 열 나흘날에 미륵불에 마을 제사을 올려 한 해의 평안을 빌어 왔었다

미륵 앞에 집을 짓거나 묘를 쓰는 사람은 꼭 해를 당한다고 전해 왔다

저수지 조성 후 동산 정상으로 미륵을 옮긴지 20여젼이 지나면서 매남동에 대학이 들어오고 주민들은 고향을 떠났다. 미륵을 새로 옯겨 앉힐 때 방향을 틀어 마을을 바라보게 했디 때문이었을까?

해마다 매남동 주민이 정성을 다해 마을제사를 올렸는데도 말이다

매남동 마을은 떠났어도 그 땅은 학문의 전당으로 더 큰 기운을 펼치고 있으니 그것은 미륵의 힘이 아니던가?』

 

안내판의 내용이 매우 장황하고 구체적이다

역사적 사실을 서술해 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이것이 꿈인지 생시인지 믿어야 하는 건지 그냥 보고 지나가야 하는 건지..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자주 내린 탓에 주산지 왕버들의 모습을 여기서도 만난다

▼연세대학교 학군단 건물을 지나면 좌측으로 연세대임도 진입로가 보이는데 나는 대안리로 가야 하므로 그냥 직진

▼대안2리 마을길

원성 대안리(原城 大安里) 느티나무

천연기념물 제279호

원주에 국보와 천연기념물이 각각 3점씩이나 있다

국보는 굽이길에서 볼 수 있는 부론면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제101호)과 탑비(제59호), 그리고 지정면 흥법사지 염거화상탑(제104호)

천연기념물은 신림면 성황림(제93호)과 문막 반계리 은행나무(제167호), 그리고 여기 대안리 느티나무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가 20여 그루라고 하니 내 고장 원주가 새삼 소중하게 보이는 순간이다

안내판에는 연세가 250살이고 문화적. 생물학적 가치가 높아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적혀있는데, 이럴 때 의아한 것이 부론면 거돈사지의 천년 느티나무는 그 가치가 이만 못하다는 뜻이 아닌가

아마도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서 외모가 딸려서일 것이라 추측해 본다

사람이나 나무나 다 늙으면 무시당한다

 

그리고 나무 이름에 '원성 대안리'가 들어가는 것도 잘못됐다

원성군이 원주군으로 개명된 것이 1989년이고 원주군이 원주시와 통합된 것이 1995년인데 그 후 2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원성(原城)이란 이름을 쓰고 있으면 자라나는 학생들 교육에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천연기념물 느티나무와 그 옆에서 천연기념물이 되려고 맞춤형 특별교육을 받고 있는 후계목 느티나무

여름에 잎이 무성해지면 가히 천연기념물스러운 외모로 변할 것이다

▼사유지 고갯길을 넘어 마을에 들어서니 반가운 녀석들을 만난다

작년 여름 강아지였던 이녀석은 늠름한 견공이 됐고                                     꼬끼오 장닭의 품세가 대장닭임을 인정한다         

▼대안리 공소

  대안리 공소에 대한 내 블로그(굽이길 2코스) 링크 https://sosobluesky.tistory.com/30?category=807944

▼굽이길 2-1코스 천마산길의 시작점

▼승안동 마을에서 돼니교를 건너 진행

▼승안동 낛시터

▼대안-동화임도 진입 직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는 이 눔들은 낮술을 먹었는지 인기척을 내도 도대체 인사불성 관심이 없다

▼대안-동화 임도는 편안한 길

▼임도 정상부

▼황량한 나뭇잎 

 

벽계수 이종숙
황진이의 시조에 나오는 바로 그 벽계수로 추정되고 있다
세종대왕의 손자인 벽계수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蒼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황진이가 절개 있기로 소문난 벽계수를 희롱하여 말에서 떨어지게 한 것인지, 아니면 황진이의 뇌쇄적인 꼬드김에 정신이 혼미해진 벽계수가 말에서 놀라 떨어진 것인지가 불분명하나 어찌 됐든 둘 간의 사연은 아직도 이렇게 글로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역사기록에 의하면 황진이는 벽계수보다는 지족선사. 소세양. 서경덕에 얽힌 이야기들이 더 많다

▼묘역 입구로 올라가는 길

▼진부인 해평윤씨와 벽계도정 명선대부 이종숙을 합장한 묘비명

▼새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식 상석과 문인석

본래의 상석으로 보이는 받침돌이 묘 오른쪽 옆에 옮겨져 있다

▼길 표시 리본이 숨겨져 있어서 잠시 우왕좌왕 하는 자리. 오른 쪽 시멘트길로 진입한다

▼동화리로 진입하는 위치

▼명봉산 호수마을과 뒤로 보이는 명봉산

건등저수지

▼저수지 뒤로 보이는 호수마을과 명봉산

▼한 여름 나뭇잎이 우거지면 저 리본이 보이질 않아서 진입로 찾기가 쉽지 않을텐데

▼천마산 초입은 매우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3000산 오르기는 뭔지. 그리고 아래에 있는 5971번째는 또 뭐고. 한현우 참 대단한 사람으로 인정한다

▼천마산 정상

천마산에서 하산하는 길이 심상치 않더니 기어이 길을 잃고야 만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미끄러운 마사토가 깔려 있는 엄청난 급경사 위험한 길에 굽이길을 만들었는지 의아한 생각울 한 것은 길을 잃은 후의 일이었다

▼엉거주춤 뒤뚱뒤뚱 불안정한 자세로 하산한 급경사 마사토 내리막 길

논 옆에 농장 비스무리 한 건물이 있길래 기웃거리고 있는데 행색이 남루하기가 이를 데 없어 보이는 거위시키 두 마리가 보초를 서고 있다가 나를 발견하더니 대강이를 땅바닥에 바짝 대고는 슬금슬금 찔러 총 자세로 다가오기에 서둘러 후퇴한다. 길 읽은 것도 속 어수선한데 저런 눔들 하고 대들어 싸워 봐야 나만 손해다

▼온 몸에 검댕이 칠을 하고는 지나가는 무고한 행인들에게 적의를 보이며 위협하는 논가의 무법자 거위

굽이길로의 회귀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냥 지도상의 개나루길만 찾아 방향을 잡고 내려오는데 굽이길 지도상의 동네인 것도 같고 전혀 다른 동네 같기도 하다
마을길의 전봇대에 걸려 있는 안내판에 궁촌리 얼마 얼마라고 쓰여 있고 얼마 후 눈에 익은 풍경이  나타난다
지도고 뭐고, 에라이 이제부터는 내 맘대로 간다
궁촌리에서 문막 시내로 나가는 길은 갓길이 좁고 차량 통행이 너무 많아서 도대체 정신이 없기에 진출도로가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논바닥을 가로질러 문막 둑방길로 들어선다

 

▼문막 둑방 개나루길. 문막에서 부론으로 가는 자전거도로이다

▼개나루터에서 견훤산성을 알려주는 이정표

 

문막에서 김치찌개를 가장 맛있게 한다는 '일승김치찌개' 식당이 보이니 오늘 일정이 끝이다

천마산 정상에서 여기 문막시장까지 오는 길이 굽이길 코스에서 약간 살짝 벗어났기에 예상 보다 1시간이나 더 걸렸다

기회만 되면 알바를 해야 하는 이 습관은 언제나 치유가 되려는지..

▼굽이길 안내지도와 오늘 지나온 궤적

 총 32.5km 중 집에서 천마산길 출발점까지 가는 길이 20km이고 실제 천마산길은 12.5km

이제 굽이길 2-1코스 천마산길을 마지막으로 원주굽이길 17개 코스 탐방을 종결한다

다음으로 원코스를 진행할 지는 아직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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