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지: 제주 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
*날짜: 2021.09.28(수)
*코스: 성산읍 시흥리 - 말미오름 - 알오름 - 종달리 - 소금밭 - 목화휴게소 - 오조리 - 성산 일출봉 (17.8km 7:16분)
망설이다가 기어코 떠나는 제주여행
회사에서 받은 30일간의 특별휴가 기간 동안 무얼 할까 고민 끝에 제주 올레길 탐방을 계획한 것이 십 여일 전이였다
그러나 최근 식구들의 갑작스런 병환 소식에 내 혼자 즐겁자고 휴가를 간다는 것이 옳은 일인지 망설이고 있는데, 나의 고민을 보고 있던 아내의 위로에 힘을 받고 급기야 출발을 하기로 결심한다
"당신은 지금까지 너무도 열심히 살았어요. 그러니까 충분히 갈 자격이 있어요"라는 위로
항공권도 어제서야 구매했고 돌아올 날짜도 정하지 않은 채 숙소 예약도 없이 무작정 떠나 보는 제주올레길 탐방.
제주공항에 도착하면 저녁 7시이다
늦은 시간이라 그래도 숙소는 미리 챙겨 놓아야 되겠다는 생각에 탑승 대기실에서 여기저기 3군데 전화를 해서 1코스 시작점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에 예약을 한다
2인실인데 혼자 사용할 거니까 1인분 값인 4만 원만 내면 된다는 사장님 말씀을 고맙게 생각하면서
원주-제주행 진에어 비행기 차창 밖으로 보이는 구름 양탄자 (18:05)

저 쪽 구름위에 역방향으로 가는 비행기가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지나간다
사진에서는 반대 방향 비행기가 멀리 보이지만 실제 눈으로는 헤엄쳐서도 도달할 것 처럼 가까이 보이는 거리

제주공항에서 시흥리까지 이동하는 방법
*제주공항 2번 탑승구에서 101번 급행버스를 타고 세화 환승정류장까지 와서 201번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시흥리 정류장 하차
*환승 포함 소요시간 1시간 40분, 버스 요금 3천원
제주공항 2번 탑승구 (19:20)

성산 게스트하우스 킴스캐빈 (21:05)
4인실을 코로나 예방수칙으로 두 명만 수용하는데 혼자 자더라도 2인 요금인 4만원을 내야 한다


게스트하우스 앞 뜰에 피어있는 꽃

시흥리(始興理)가 '맨 처음 마을'이란 뜻임을 알리는 시흥리 정류장 근처의 안내판 (07:30)
시흥리의 '리'가 마을리(里)가 아니고 다스릴리(理) 라는 것이 특이하다

시흥리 정류장에서 150m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시흥초등학교 (09:10)


시흥리 정류장과 시흥초등학교 사이에 있는 올레 1코스 시작점 스탬프함 (09:30)


스탬프함에서 출발할 때 간세가 일출사 표지석을 바라보고 있는데 일출사는 보이질 않았다

시흥리 정류장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 올라가는 1km의 마을길은 좌우에 당근밭과 새로 고랑을 낸 밭들이 이어지고
화산석으로 쌓아 올린 야트막한 담장이 밭가를 따라 이어지는 모습에서 제주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말미오름 (09:35)
제주 올레길의 시작점이며 말의 머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얻어진 이름이어서 두산봉으로도 불리운다
아래로는 성산포의 들판이 펼쳐지고 정면에 성산 일출봉, 그 왼쪽에 우도가 한눈에 보인다


말미오름을 오르는 동안 계속 옆모습을 보이는 우도

알오름 (10:25)
올레길 소개에서 보면 '말미오름을 지나 알오름으로 향한다'라고 해서 말미오름과 알오름이 떨어져 있는 줄 알았더니 그런 것이 아니고 넙데데한 말미오름 위에 새알처럼 봉긋하게 생긴 알오름이 솟아있는 형태이다
알오름 정상에서 보면 왼쪽의 우도와 오른쪽의 성산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종달리 마을 (11:05)
알오름에서 내려오면 종달리 마을이 나온다
이 동네는 유난히 대문이 없는 가옥들이 많다
대문이 없다는 것은 도둑이 없다는 뜻일 텐데
제주의 도둑들은 치사하게 담장을 넘는 것이 아니라 대범하게 대문을 넘어 다니기에 들어갈 대문이 없으면 크게 당황하여 진입을 할 수 없다는 것인지


종달리의 유래
『'종달(終達)'은 맨 끝에 있는 땅, 제주목의 끝 마을, 또는 종처럼 생긴 지미봉(地尾峰) 인근에 생긴 마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원래 종달은 종다릿기라는 포구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며 주민들은 종다리 또는 종달이라 부른다.....
동남쪽 해안에는 천혜의 모래밭이 형성되어 있어 광복 이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소금을 생산하였으나 지금은 논으로 이용된다. 간조 때 넓은 백사장이 드러나는 동쪽 해안은 조개잡이 체험어장으로 지정되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아이들 노는 소리가 새들 노랫소리처럼 아름다운 종달초등학교 (11:10)

종달리 책약방
용도가 궁금하기는 하나 그냥 지나친다 (11:15)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종달리 cafe

제주 한 달 살이에 적합해 보이는 꽃길 민박집 (11:20)

고등어구이 맛집 순희밥상 (11:30)
맛집을 정해놓고 다니질 않으니 점심식사는 길 옆의 눈에 띄는 음식점이 그냥 맛집이다
테이블이 3~4개 정도 있고 밖에서 볼 때 깔끔해 보이는 순희밥상
1인 식사도 가능한지 물어보니까 생선구이를 먹으면 된단다 (1인분 13,000원)
그런데 먹어보니 이곳이 진정한 맛집
생선구이정식으로 나온 고등어구이가 담백하고 육질이 쫀득한 게 기가 막히다
식당을 나오면서 주인아주머니가 고등어를 프라이팬에 굽고 있길래 '고등어를 오븐에 굽는 것이 아니고 프라이팬에 굽고 있네요' 하니까 제주고등어는 기름기가 적어서 오븐에 구우면 딱딱하고 질겨서 맛이 없단다
배고픔으로 밑반찬을 다 비운 한참 후에 고등어 구이가 나와서 음식 사진은 없다

종달염전
순희밥상에서 나오면 곧바로 만나는 곳이 종달염전이다
소금이 귀했던 시절 종달리는 각별한 동네였음을 짐작케 한다
종달리 모래 소금을 만나다
『종달염전은 제주 염전의 효시인 동시에 소금생산의 주산지였다. 제주도의 염전은 16세기 이후 형성되 것으로 보이며 제주목 토산조에 소금이 토산물로 기재되어 있고, 남사록(1602년)에 '조선 중엽 1573년 강려 목사가 종달리 해안 모래판을 염전 적지로 지목하고, 이 마을 유지를 육지부로 파견하여 제염술을 전수케하여 제염을 장려한 것이 제주 제염의 효시'라고 적혀 있다.....이하 중략』
모래를 이용한 소금밭, 종달염전
『제주에서는 '소금 하면 종달, 종달 하면 소금'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어 한 때는 종달리민을 가리켜 소금바치(소금밭 + 이: 소금 밭사람) 또는 소금쟁이라 불려지기도 했다.
1900년대 초 종달리 마을 353호 가운데 160여 명이 소금 생산에 종사했고, 소금을 생산하는 가마도 46개나 있었다고 한다.
염전지는 현재 종달 동(東)의 논밭이다... 이하 중략』

종달리 마을을 벗어나 종달리 해안도로로 진입 (12:25)

목화휴게소 (12:30)
반건조 오징어 구이가 유명한 목화휴게소
순희식당에서 고등어구이 점심을 먹은 지가 한 시간밖에 안돼서 맛있는 반건조 오징어는 눈으로만 봤다
그런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곳에서 오징어 구이를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출출할 때 어느 편의점 의자에 앉아서 먹으면 될 걸... 하는 강력한 아쉬움의 후회를 하게 했던 목화휴게소



목화휴게소 앞에서 보이는 전경들


야외 잔디밭이 마련된 근사한 휴양처 (12:45)
HOTEL & POOLVILLA ATTIRANCE 라는 어려운 이름의 문패를 달고 있다

오조해녀의 집 (13:10)
전복죽이 매우 유명하다고 소문난 집이니 간식으로 전복죽을 먹어보기로 한다
멥쌀로 죽을 쑤었는데 죽 물에 찹쌀풀을 넣은 것 처럼 맛이 찰지며 고소하고 전복향이 그윽하게 우러난다
1인분 1만2천원


일출봉 진입로 (14:05)
성산 일출봉으로 진입하는 길은 형편없이 좁으며 안내표도 작고 성의 없이 만들어져 있어서 지나치기 십상이다
나도 '에이.. 저건 마을 사람들이나 다니는 지름길일 거야' 생각하고 지나쳐서 유람선 선착장 위까지 갔다가 길이 없어지는 바람에 돌아 나왔다
그나마 길이 없어졌기에 멀리까지 가지 않은 것이 다행


일출봉으로 향하다가 분위기 UP 돼서 한 컷

한옥마을 cafe (14:20)
일출봉 바로 아래의 길 옆으로 매우 고풍스러운 카페를 지난다
'하늘 아래 둘째로 커피 잘 내리는 집'
굳이 첫째라고 하지 않는 겸손함이 돋보인다

성산 일출봉
천연기념물 제420호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에 있는 화산
높이 180 m, 분화구 직경이 약 600m, 지층의 경사각은 최대 45°, 분화구 바닥은 해발고도 90m로서 전형적인 응회구의 지형을 지니고 있다
1976년에 제주도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가 2000년 5.02㎢의 성산 일출봉 천연보호구역이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되었다
일출봉의 응회구는 지형을 잘 간직함과 동시에 해안절벽을 따라 다양한 내부구조를 훌륭히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2007년 성산 일출봉 응회구의 1.688㎢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자료출처: 다음백과]
일출봉을 향해 go


이생진 시비 (14:25)
제주에 이생진 시비가 있어서 얼핏 이생진이 제주 출신인가 했더니 그것이 아니고 '그리운 바다 성산포'와 같은 제주를 배경으로 한 시를 다수 지은 이유였고 그의 출생지는 충남 서산이다 (1929년 출생)


일출봉 안내센터 (14:40)


일출봉 오르는 길

등경돌(징경돌) 바위
『이 바위를 성산 주민들은 등경돌(燈警石) 또는 징경돌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바위 앞을 지나는 주민들은 네 번씩 절을 하는 풍습이 있었다.
두 번의 절은 옛날 제주섬을 창조한 어질고 아름다운 여신 설문대할망에 대한 것이요, 또 두 번의 절은 고려 말 원나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김통정 장군에 대한 것이다.
설문대할망은 치마폭에 흙을 퍼 날라 낮에는 섬을 만들고 밤에는 이 바위 위에 등잔을 올려놓고 흙을 나르느라 헤어진 치마폭은 바느질했다. 이때 등잔 높이가 낮아 작은 바위를 하나 더 얹어 현재의 모양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김통정 장군은 성산에 성을 쌓아 나라를 지켰는데 지금도 그 터가 남아있다.
등경돌 아래에 앉아 바다를 응시하고 때로는 바위 위로 뛰어오르며 심신을 단련했다고 하는데 바위의 중간에 큰 발자국 모양이 패인 것도 이 때문으로 전한다.
과거 주민들이 이 바위 앞에서 제를 지내 마을의 번영과 가족의 안녕을 빌었으며 전쟁터에 나간 젊은이도 김통정 장군의 정기를 받은 이 바위의 수호로 무사히 돌아왔다고 한다』


인공적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괴이한 동굴

일출봉 오르는 길은 고단한 계단길
정상에 다 왔다 (14:55)

성산지역 해안지형의 변화
『성산일출봉 응회구는 약 5,000년 전 얕은 바다에서 화산 분출이 일어나 만들어졌다.
분출 직후의 일출봉은 하나의 섬이었으나 수천 년 동안 파도에 깎여 크기가 작아졌고 깎여나간 물질들이 동쪽 연안에 쌓여 육지와 연결되면서 현재와 같은 해안지형이 만들어졌다』

일출봉 분화구 (15:00)


일출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성산읍 풍경


일출봉에서 하산하면서 다시 보는 분화구 (15:20)

일출봉에서 하산하면서 보이는 일출봉 서쪽 해안절벽



일출봉에서 하산하는 길에 보이는 해녀의 집
여기 해녀의 집을 들르지 않고는 발걸음이 떼이질 않는다
소라와 멍게 회를 만 원어치만 달라고 떼를 써서 막걸리 한 통에 눈과 마음의 호강을 잔뜩 부려본다



해녀의 집 앞 모래톱에서 볼 수 있는 장관들 (15:40)





일출봉 민박
제주에서의 둘째 날 휴식은 일출봉 민박이다
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하얀색 건물이 내가 묵는 민박


첫날 일정을 마무리하고 운치 있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일출봉 민박에서 휴식.
그날 밤 너무도 운치 있는 파도소리 때문에 잠을 설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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