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올레길 7코스 후반부
*날짜: 2021. 10. 02(토)
*코스: 법환포구 - 썩은섬 - 강정포구 - 월평포구 (9.3km 2:32분)
이번 제주여행 마지막 날이다
법환포구에서 맞이하는 일출
법환포구의 일출을 보기로 한다
게스트하우스에서 6시에 기상하여 옆 침상의 젊은 총각 여행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살금살금 밖으로 나온다
마을길을 내려와 1km 정도 이동하면 법환포구이다
법환포구는
마을 가운데에서 서쪽으로 200m 이동하면 일몰을 볼 수 있고 동쪽으로 200m를 걸어가면 일출 장소가 있는 축복받은 마을이다
물론 의자를 앞뒤로 몇 발짝 옮기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석양이 나타나는 어린왕자의 B612 소행성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이른 아침 고기잡이를 마치고 포구로 돌아오는 어선의 뒤쪽으로 밝아오는 여명 (06:25)

포구에서 맞이하는 달력 화보 일출 (06:35)
사진 속 저 아주머니는 저 자리에 일찌감치 출현하시더니 내내 끝까지 그 위치를 고수하셨다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옆 침대의 젊은 친구 숙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배낭과 옷꾸러미를 비어있는 옆방으로 조용히 이동시킨 후 살곰살곰 세면을 하고 짐을 꾸린다
세면장은 공동세면장인데 세면기와 샤워기만 있는 방 한 개와 변기까지 준비된 방 한 개로 총 두 개의 방이 있어서 아무거나 골라서 사용하면 된다
아침식사는 게스트하우스 공동거실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식빵이다
거실에는 토스트기가 있었지만 번거로운 걸 번거로와하는 별난 성질머리 때문에 꿉꿉한 식빵을 그냥 우걱우걱 되새김질하듯이 우물거리는데 마침 식탁 위에 사장님 아주머니께서 따오신 때 이른 감귤이 몇 개 있길래 1개를 조각내어 빵에 얹어 먹으니 한결 부드럽다
그렇게 요기를 하고 07:30분 집을 나선다
법환포에서 빠져나오자 마자 만나는 거대한 손바닥 선인장 (07:45)


동백나무 숲 길 (08:05)

동백나무 숲길에서 나오면 괴상하게 생긴 바위가 길을 멈추게 한다

사진을 찍고 보니 뒤로 보이는 섬이 썩은섬?

서건도(썩은섬)
육지에서 150m 떨어져 있고 하루에 두 번 썰물 때마다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무인도이다
'조이통물(용천수)'에서 기원한 풍부한 개울물이 썩은섬 앞 바닷가로 흘러드는데 이 조간대 지역을 '너븐물'이라고 부른다
썩은섬이라는 이름은 섬의 토질이 썩기 좋은 응회암으로 이루어져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돌고래들이 유독 이 지역으로 몰려와서 죽었기에 돌고래 썩는 냄새가 난다고 해서 썩은섬으로 불렀다고도 한다
실제로 썩은섬 앞바다에는 종종 돌고래 떼가 출현하기도 하는데 제주 돌고래는 '수애기'라고 부른다
썩은섬의 명칭이 서건도로 변화되는 과정은
'썩은섬'의 음이 변하여 '석근섬'이 되고 다시 '서건섬'이라고 변음되어 지금의 '서건도'가 되었다고 한다
강정항에 해군기지가 들어오고 난 후 이곳 썩은섬부터 강정포구까지의 아름다운 해변길 올레 7코스는 갈 수 없게 됐다
물론 오늘 내가 지나온 길도 해안길이 아닌 마을길인데, 이런 모습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이번 일정에서 이곳 7코스를 고집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7코스 중간스탬프 이레쉼터 (08:15)


강정항 입구의 바위들 (08:20)
앞에 있는 바위는 하마바위?


강정천 약근천
강정포구로 흘러드는 커다란 하천은 2군데가 있다
왼쪽의 약근천과 오른쪽의 강정천
일단 엄청난 수량에 놀란다
도대체 저 용천수들은 어디에서 솟아났을까
먼저 약근천을 지나고 (08:30)

약근천을 따라 만들어진 오솔길을 지나

강정항을 조망하면서 어디가 구럼비 바위가 있던 자리인지 찾다 보기도 하는데
아뿔싸 깜빡했다
구럼비바위가 있던 장소는 여기가 아니고 잠시 후에 지나갈 해군기지가 있는 장소인 것을..
정면으로 보이는 섬은 범섬

강천전(江汀川)
『서귀포시 식수원으로 1급수의 맑은 물이 흐르는 강정천은 하천 길이가 15,889m, 소 7개, 다리 6개, 소폭포 13개 등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가내천, 대가래천, 강정천, 큰내 등으로 불려 왔으며 하천의 폭이 넓어 탁 트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강정천은 평소 건천을 이루는 제주의 일반 하천과 달리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천으로 서귀코 식수의 70%를 공급하는 생명수이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은어서식지로 유명하여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새가 무리를 지어 날아다니는 광경을 볼 수도 있어 경관적. 생태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명소입니다』
강정천을 만난다 (08:40)


옆서를 만드는 포토 존

나름 주상절리 (08:50)

강정마을 입구에서 보이는 강정천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는 강정마을 사람들의 통곡소리가 들려오고




강정마을 표지판을 뒤로 하고 (08:55)
이곳을 지나면 해군기지 옆을 지난다


원래 올레7코스는 약근천과 강정천에서 해안을 따라 구럼비바위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천하 절경의 명품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올레길은 강정마을을 지난 후 해안에 위치한 해군기지를 비켜나 내륙쪽을 돌려져 있어서 구럼비를 만나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에 발걸음이 무겁다
구럼비바위라는 이름은 뉴스에서 워낙 많이 들어왔던 터라 익숙한 명칭인데 막상 구럼비가 무슨 의미인지가 궁금해서 검색에 들어가 봤다
구럼비바위
구럼비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천동 앞 바닷가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용암 너럭바위를 말한다
화산섬 제주도의 여느 용암 바위와 달리 평평한 모습이어서 길이가 1.2km 너비가 150m에 달한다 [출처: 다음백과]
그러니까 구럼비바위는 어떤 특정한 바위를 일컬으는 이름이 아니고 강정포구 일대에 넓게 포진한 바위 덩어리를 통칭하는 말인데.. 이게.. 그 바위군이.. 통째로 한 덩어리의 안산암이나 조면암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
구럼비에 대해 신빙성이 있는 인터넷 자료는 매우 빈약하다
그나마 여러 서적의 자료를 인용해 작성한 2012년 3월 오마이뉴스 기사가 눈에 띄어 링크를 남긴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6740
구럼비바위 참고 사진
[출처] 좌측, 네이버 블로그 '세상이야기'
우측, 위 오마이뉴스 기사


강정포구를 지나자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월평포구 (09:20)

바다를 바라보며 도시락 삼매경에 취해 보는 사람들 (09:30)
강정포구에서 월평포구에 이르는 해변길은 일몰장소로 유명하다는 소문이 있다

월평포구
월평포구 입구의 풍경들 (09:35)


야왜낭목 마을
야왜낭목 마을 길에 소철이 꽃을 피웠다
소철이 꽃을 피우는 모습은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이라 한 참을 서성이며 구경한다

아주 신선한 계란을 품고 있는 소철

마치 베트남에 온 것 같은 풍경의 월평리 야자나무 숲 (09:45)

이름을 알 지 못하는 거대한 과실이 마을 담장에 널려 있다
햇빛으로 숙성시키는 중인가

월평 마을을 지나 올레 8코스를 맞이하면서 모든 걸음을 멈춘다 (10:00)

올레 8코스 시작은 다음으로 미루고...


제주 올레 첫 번째 탐방인 이번 제주 여행 마지막 일정이 끝났다
늘상 여유로우면서도 때로는 서두르고 간혹은 지루한 길도 있었던 5박 6일간의 홀로의 시간들
언제일지 모를 다음의 제주 여행을 기약하며 공항으로 가기 위해 월평리에서 택시를 타고 서귀포 환승정류장으로 향한다
*월평포구에서 제주공항 가는 방법
- 월평리 마을 송이슈퍼에서 택시 호출하여(슈퍼 벽에 택시 호출번호 있음) 서귀포 환승정류장(서귀포 등기소)까지 이동 (소요시간 10분, 요금 12천 원)
- 서귀포 환승정류장에서 공항행 시내버스 181번 탑승하여 공항에서 하차(소요시간 1시간 10분, 배차 간격 20분, 요금 3천 원)
볼고롱짬뽕
서귀포 등기소에서 택시를 내린 후 점심식사를 해야 하는데 가시거리 내에 음식점이 보이지 않는다
여러 갈래의 길 중 대로를 가로지르지 않는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20분쯤 걸어가니까 한 짬뽕집이 나타난다
서귀북초등학교 근처의 '볼고롱짬뽕'
허겁지겁 찾다가 우연히 눈에 띈 8천 원짜리 해물짬뽕 맛이 기가 막히다
만족도 별 다섯 개인데 먹느라고 바빠서 아쉽게도 사진을 안 찍었다

제주-원주행 15:50분발 진에어 비행기 탑승하면서 제주를 떠난다
Good Bye Jej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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