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방지 : 원주 굽이길 4코스 꽃양귀비길 (굽이길 탐방 10회차)
▣ 날짜 : 2020.11.7(토)
▣ 탐방코스 : 삼미막국수 → 등산로안내판(0.4) → 이정표갈림길(1.9) → 능선갈림길(2.8) → 용수골길367(3.3) → 송암정(3.7) → 신도건설(4.4) → 내동막길47(5.4) → 내동막정류장사거리(5.8) → 문수사입구(6.2) → 영서냉동수산(6.7) → 하나그린(주)(7.2) → 신승공업사(7.9) → 매봉교(8.1) → 소나무 앞 갈림길(8.5) → 청정고을명가(9.1) → 다예유치원(9.6) → 원주골프타운(11.1) → 관설초등학교(11.4) (실제거리 17.6km 6:50분)
▣ 교통정보 : 매지리행 34번 시내버스 승차, 무수막 정류장 하차 (34번 시내버스는 원주에서 가장 많은 운행횟수의 구간이기에 별도의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
굽이길 17개 코스(2-1코스 포함) 중에서 미탐방 코스 3구간이 남았는데 오늘은 그 중 4코스를 돌아보기로 한다
욕심 같아서는 4,5코스를 한 방에 돌고 싶지만 철야작업의 후유증이 남아 있는 터라 짧고 굵게 내실을 다진다는 핑계를 대며 넉넉하게 오전 9:30분에 집을 나선다
4코스는 흥업면 매지리 무수막에서 출발하여 금성산을 넘어 용수골에 이르고 다시 천지봉을 지나 관설초등학교까지 가는 11.4km의 구간이며, 오늘은 근처의 다른 볼거리도 기웃거리면서 갈 예정이므로 거리는 좀 더 길어질 것 같다
무수막과 분지동 그리고 매지리
34번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보면 남송-변판서골-아랫거리-보촌-별밤골-무수막마을-세동마을 등의 정류장이 나타난다
모두 옛 부터 내려져 오는 흥업면 매지리에 있는 마을들이며 이 외에도 매남동 분지동 회촌이 있으며 1914년도 행정구역 통합 때 매남동과 분지동의 글자를 따서 매지리로 불려지게 됐다고 한다
마을 이름들이 내가 태어나서 자란 횡성 너부니만큼이나 참 친근하다. 무수막 분지동..
4코스는 무수막 정류장 앞의 삼미막국수에서 시작한다
막국수 집 앞의 느티나무를 지나면 곧바로 나타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길은 금성산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분지동으로 향하는 길이다
왼쪽 길로 5분 정도 더 들어가면 금성산 등산로 입구에 이른다
▼ 삼미막국수 지나 마을길에서 오른 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산이 금성산, 뒤로 보이는 산은 백운산 남쪽 지맥
흥업면 금성산(364m)
흥업면 매지리와 판부면 용수골 사이에 있는 산이다
걷기길이라고 하지만 걷기에 적당한 길은 아니고 꽤 힘들게 올라야 하는 가파른 등산로이다
2년 전인가 원주국제걷기대회 때 20km 코스가 이 산을 넘어서 용수골로 가도록 되어 있어서 사전 답사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일행 중 힘들게 산을 왜 올라가냐며 우회길을 선택하신 매우 현명하신 분들이 있었는데 지금 보니까 그 우회길이 분지동마을을 지나는 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나는 아직 그 길을 밟아 보지 못했다
금성산 정상
정상에는 정상 표시가 없고 가벼운 운동기구 몇 개가 준비되어 있는 공터이다
그런데 공터 끝 부분에 굽이길 스탬프가 보여서 가까이 가서 보니까 원8코스 캠퍼스낭만길이라고 쓰여 있다
4코스는 금성산 정상을 오르지 않고 우회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굽이길 리본을 따라오다가 여기까지 왔기에 혼란스러웠더니 그 리본은 원코스 안내길이었던 모양이다. 굽이길과 원코스길이 너무 친하게 가까이 있으면 이런 일도 생긴다
왔던 길을 500m 정도 되돌아 가서 본래의 코스로 진입한다
▼ 왼쪽으로 직진하면 금성산 정상이고 오른쪽으로 빠지면 용수골
노루발풀
한 겨울에도 푸른 잎을 유지하는 지독한 생명력을 가진 풀이며 노루의 발굽을 닮아서 노루발풀이라 하고 겨울에 사슴이 뜯어먹어서 사슴풀이라고도 한다는데 도대체 어디를 보고 발굽을 닮았다 하는지는 모르겠다
꽃말은 소녀의 기도
꽃말이 너무도 친숙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이름이어서 초롱초롱 매달린 꽃봉오리에서 피아노 선율을 들어야만 할 것 같은 강요된 상상도 해 본다
주위가 바짝 말라버린 계절에 생글생글 꽃을 매달고 있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다
▼ 앞에 보이는 뽀족한 봉우리가 서곡리 저고리봉, 뒤로 보이는 어깨봉과 백운산 지맥
▼ 금성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곡리 마을
▼ 서곡리를 향해 내려가는 길은 벌목작업 중
▼ 서곡리 마을 길목에서 반겨주는 정승을 닮은 노송
▼ 소나무 앞에 있는 운치있는 가옥
▼ 쑥부쟁이의 작별 인사.. 내년에 다시 봐요~
후리사 공소
조선 말기는 천주교 박해가 심각했던 시절이었다
1800년 초 신유박해 때 신자들은 흥업면 분지동 마을로 피신하여 생활하다가 1939년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백운산과 덕가산의 험준한 계곡으로 숨어들었고 이후 박해가 풀어지면서 1880년에 백운산의 신자들은 후리사 공소를 세우고 덕가산의 신자들은 대안리 공소를 세웠다
용소막성당 대안리공소 원동성당과 더불어 원주의 대표적인 카톨릭 순례 성지이다
후리사라는 명칭은 어디에서 왔는가
신라 진흥왕 때 서곡대사가 지금의 공소가 있는 자리에 후리사라는 절을 지었다
이후 절은 없어지고 지금은 절터만 남아 있으며 그 자리에 공소가 세워지면서 이름을 그대로 후리사 공소라 했고 서곡대사의 이름에서 마을도 서곡이라 불리게 됐다고 하는데
지금도 서곡리 용수골 마을을 후리사마을로 부르고 있는 것으로 유추해 본다면
절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지고 후리사라는 이름은 마을 명칭으로 이어지다가 훗날 공소가 세워지면서 후리사 공소가 된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볼 여지가 있겠다
▼ 용수골 양귀비축제장에서 날아든 꽃양귀비 씨앗이 길가에서 발아를 했다
백운산 용수골 계곡
백운산의 용소에서 용이 승천을 했다고 하여 용소골이라고 했다가 용수골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용은 전국 방방곡곡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흔하면서도 친근한 이웃이다
여름이면 계곡은 용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텀벙거리며 뛰노는 아이들과 용의 콧바람 화염방사기로 지은 보양식을 먹으며 건강해지는 어른들로 넘쳐난다
송암정
용수골 계곡 초입에 있는 정자이며 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있는 고마운 장소이다
주변에는 150년 수령의 우아한 소나무들이 진을 치고 있어서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 용수골에서 시작하여 저고리봉 어깨봉을 거쳐 관설동으로 이어지는 마을 등산로인데 굽이길과는 관계가 없다
서곡저수지
1960년에 준공되었으며 연세대학교 캠퍼스내의 매지저수지와 더불어 지역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젖줄
동막골
저수지 아래에 있는 전원주택들이 있는 마을
▼ 카페 가는 길이 아니라고 통사정을 하고 있는 이 집주인의 사정은 곧 알게 된다
HONEY FOREST
문수사입구 근처에 최근 만들어졌고 가게 이름도 어려운 대형 카페이다
이 카페를 찾는 차량들이 길을 착각하여 인접해 있는 위의 가정집으로 쳐들어오는 일이 비일하다는 얘기가 된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야외에서 차를 마실 수 있게 한 카페 주인의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마당을 크게 만들어서 바닥에는 인조잔디를 깔고 그 위에 소파의자와 테이블은 배열하여 아이들은 맘껏 뛰놀고 엄마들은 수다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기발한 구조
▼ 굽이길 코스에서 500m 벗어나 있는 원호묘역을 방문한다
원호와 변판서
내남송에는 원호묘역이 있고 외남송에는 변판서묘역이 있다. 외남송은 변판서골 버스정류장이 있는 마을이다
원호는 호가 관란이고 단종복위 운동에 가담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생육신 중의 한 분이다
변판서는 고려 말 무과에 장원급제한 변안렬(邊安烈)로서 호가 대은(大隱)이며 공민왕으로부터 원주를 관향으로 내려받아 원주변씨의 시조가 되었다
변판서묘역은 아직 가 보질 못했고 원호묘역은 10년 전 쯤에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 비하여 지금의 묘역은 매우 거대해졌다. 원주원씨의 갸륵한 효성이 흠뻑 묻어나는 현장이라 하겠다
▼ 길가에 박주가리가 여물고 있어서 씨앗을 하늘로 멋지게 날려보고자 애쓰는 시간
천지봉 아래 관설동 가는 길
서곡리에서 도로를 따라가다가 매봉교 직전에서 우회전으로 산길 진입하여 가파르게 오르면 중앙고속도로를 가마득하게 내려다보는 산 능선을 지나고 야생동물이동통로를 건너 천지봉 방향으로 오른다
굽이길은 천지봉을 향하다가 소나무 갈림길에서 갈촌마을 방향으로 갈라지게 되는데 시간 여유가 있기에 천지봉까지 왕복을 하고자 했으나 미세먼지가 지독한 관계로 천지봉 탐방은 훗날로 미루고 그냥 하산하기로 한다
천지봉(536m)은 작은백운산으로도 불리며 매봉산과 어깨봉 저고리봉을 거쳐 큰백운산(1,087m)까지 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으니 추후 탐방 예정지로 정해 놓는다
▼ 고급 한식집 청정고을명가
▼ 관설동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동네방앗간
▼ 4코스 종점 관설초등학교
용수골에서 망초 겨울잎과 양귀비 싹도 나물용으로 한 봉지 채취하고 갈촌리 마을에서 관설동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길도 경험하면서 걷기 좋은 길 4코스를 가볍게 관찰했다
다음 탐방지는 굽이길 5코스 버들만이길을 계획하며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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