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길 3코스 회촌 달맞이길

▣ 탐방지: 원주 굽이길 3코스 회촌 달맞이길(굽이길 탐방 9회차 오후 일정)
▣ 탐방일: 2020.9.26(토) 14:45~19:00
▣ 탐방코스: 매지임도 입구 → 차단봉(0.1) → 전망대(1.6) → 표지목2.0/5.0(2.0) → 매지숲유치원(3.8) → 표지목5.0/2.0(5.0) → 정자쉼터(5.6) → 표지목6.0/1.0(6.0) → 차단봉(6.4) → 인선농장(7.3) → 토요식당(7.8) → 미촌마을회관(8.6) → 매지막국수(8.9) → 매지교차로(9.4) → 더원(9.7) → 연세플라자(11.2) → 세연3학사(11.6) → 전망대(13.6) → 차단봉(14.3) → 학군단(14.5) → 미래관(14.9) → 정자쉼터(15.4) → 정자쉼터(16.0) → 청록원(16.6) → 삼미막국수(16.7km 소요시간 4:15분)

 

  굽이길 탐방 9회차 오후 일정
  2코스 700년 노송길에서 나오니까 이미 오후 2시 40분이다
  매지임도 안내소 관리인 아저씨가 밖에 나와 있길래 몇 마디 싱거운 담소를 나누다가 서둘러 출발한다
  오늘 코스 중 2코스의 절반은 대안리임도이고 3코스의 절반은 매지임도와 연세대학교임도이다

매지임도
  매지임도는 차량 접근이 쉽고 길도 아늑하여 시민들이 가족단위로 가장 많이 찾는 임도이다
  양안치고개 정류장에서 들머리를 잡고 회촌마을로 내려오는 길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가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임도 입구에 주차를 하고 숲유치원에서 되돌아오는 약 8km의 원점회귀를 좋아한다

▲ 매지임도 입구
  차량이 진입금지이지 사람이 금지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고 걸어 들어간다

▲ 임도 초입의 이정표  [ ← 숲유치원 4.5km   → 백운산 7.5km ]
  백운산 산행을 귀래에서 시작해 이곳으로 내려오는 구간도 계획해 본다

▲ 간식을 섭취하며 휴식하기에 알맞은 전망대 쉼터

  학생으로 보이는 여자분이 혼자 앉아서 사색을 하고 있길래 방해되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그냥 지나친다

▲ 상바위는 밥상처럼 널퍽하게 생긴 바위로 추측되며 지도상에도 표기가 되어 있을 정도로 이름난 곳일진대

▲ 임도에서 상바위 올라가는 진입로가 영 말이 아니다
  길을 안 만들었으니 나름대로 각자 루트를 개척하며 러쎌하라는 의미는 아니겠지만 시간이 촉박하여 더 이상 추적하지 않고 잽싸게 지나친다

▲ 물봉선과 산여뀌가 한 식구처럼 잘도 어울려 산다

▲ 콩가루 두릅집안
  같은 뿌리를 둔 두릅의 이파리들이 헷갈리고 있다. 어떤 눔은 단풍이 들고 어떤 눔은 새 잎이 나오고 있고..
이래 가지고서야 혹독한 겨울을 어찌 날런고

▲ 숲유치원 유아숲체험원
  매지유아숲체험원은 북구지방산림청에서 원주시 내 17개 유치원.어린이집과 협약하여 2016년에 만들어진 아이들의 자연 배움터이다
  가끔 노랑옷 빨강옷 입은 애기들이 삐약삐약 거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곤 했는데 코로나19가 지나가기 전까지는 그런 모습을 다시 보기 힘들 것 같다 

▲ 물을 보충할 수 있는 장소

숲유치원 마당가에 솟대가 있고 그 뒤로 샘물이 나오는 파이프가 있어서 이곳에서 물통을 채우면 된다

▲ 파이프가 대충 어설퍼 보이기는 하나 유치원 직원이 여기에서 사무실에 먹는 물통을 채우는 것을 보고 안심하며 나도 따라한다

▲ 숲체험길

▲ 그 옆의 숲체험길

▲ 임도에서 바라보는 숲체험길

▲ 뒤돌아 보는 유치원 나뭇잎 사이로 오후의 햇살이 그윽하다

▲ 그림자가 길어졌다. 발걸음이 빨라진다

▲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이 아니다

▲ 각 지점을 자세히 알려주는 이정표
  오늘의 종착점인 삼미막국수까지 9.5km인데 지금 시간 4시 25분. 해꺼물 지기 전에 도착하기는 틀렸다
  어차피 2코스 이름이 회촌 달맞이길이니 달맞이하면서 가는 것도 좋겠다라고 생각하려고 애쓴다

▲ 그 전에 이곳에 왔을 때 흰꽃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어있었는데 오늘은 추석맞이 마을길 대청소를 해서인지 이렇게 말끔하게 치워져 있다. 민들레는 민초같은 들꽃이니 내년에 또 만발하겠지만 왠지 아쉽다

▲ 흙으로 집을 짓는 방법을 알려주는 흙처럼 아쉬람

  흙처럼을 알겠는데 아쉬람을 뭘까요

▲ 맛있는 음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마당가 벤치에서 수다도 떠는 토요 식당

 

회촌마을 정월 대보름 축제

  이 근처에서 매 년 정월 대보름날이 되면 달집태우기 행사와 더불어 길다란 줄이 달린 깡통에 구멍을 내고 그 안에 불 붙은 나무를 채운 다음 허공에다 빙빙 돌리는 쥐불놀이 행사가 열린다

  어렸을 적 시골에서 살 때 삼촌들과 쥐볼놀이 하다가 볏짚가리 태워 먹고 혼나던 기억도 있는데 그 때 아이들은 쥐불놀이라 안 하고 망울이돌리가라고 불렀었다

▲ 식당 입구에 매우 잘 가꾸어진 작은 물의 정원이 있다

▲ 굽이길 안내도에 이곳에서 스탬프를 찍으라고 되어 있어서 마당을 몇 바퀴 돌면서 보물찾기처럼 뒤적질을 해 봐도 스탬프함이 보이질 않는다
  카페 안쪽을 기웃거리다가 사장님께 스탬프함 위치를 물어보니 마당 입구에 있다고 알려준다

▲ 오~매~ 환장하겄네

  오늘 2개 코스를 완보하는데 스탬프는 한 개도 얻질 못했다

▲ 현 위치에서 인증사진을 찍으라고 하니 이왕이면 웃는 얼굴로 찍어야지

▲ 원주의 대표 문장가 박경리작가를 기념하는 박경리문화관 입구
  우리집에 박경리 대표 소설 '토지'가 12권의 전집으로 있어서 3권인가 4권인가까지 잃다가 미뤄 뒀더니 어느 날 이사하면서 책이 사라져 버려서 아직도 그 뒷부분은 읽지 못하고 있다

  내가 읽은 부분은 소설의 앞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엄청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며 그들의 대화를 어찌 그리도 토속적으로 생생하게 표현하는지 내가 직접 평사리에 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져 들 정도로 몰입했던 기억으로 존경하기 시작했던 박경리작가

▲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썰렁하다

  관람장 문은 잠겨 있고 제초작업을 하고 있는 남자분 한 명과 옆 건물인 작업실에서 나오는 여자분 한 명을 만난 것이 전부

▲ 문화관 앞에서 내려다 보는 광경

▲ 박경리작가 동상

  얼굴 표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 회촌마을에서 나오다가 보이는 광경

  나는 이런 조형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선에서 밤길 운전할 때 길 옆에 설치된 아리랑 놀이패 마네킹 인형들이 마치 귀신들이 술 취해 놀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진 이후로 늘 그렇다

  여기 인형들도 으스르한 달밤에 홀로 지나다가 마주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 회촌마을에서 매지리 가는 길은 차도로 가는 것이 아니고 하천변을 따라 이어진다

  개울가에서 손도 닦고 다슬기도 놀래켜 주면서 잠시 여유

▲ 안전모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는 이 동네 허수아비는 안전의식이 투철해 보인다

▲ 오토바이헬멧으로 무장한 매지리 허수아비

▲ 길가 아름다운 정원

▲ 한 송이 목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 청초하면서 아침 햇살 같은 목화 꽃잎

▲ 붓 뚜껑에 목화씨를 숨겨서 훔쳐온 문익점선생에게 감사를 표한다

▲ 연세대학교 교정에 도착

  이제 연세대임도를 향해 올라간다

▲ 그런데 주변이 어두워지고 있다. 물론 가방에 헤드랜턴을 가지고는 왔지만 그래도 산속에서 어둠을 맞이하기에는 산도깨비가 무섭다

  3km 정도의 임도에서 생전 안 해본 트레일 런닝을 하려니 무릎도 시큰거리고 주변 볼거리 사진 찍을 여유도 없다

▲ 허겁지겁 임도 끝에 도착하니 하늘이 컴컴해졌다

▲ 연세대학교 후정 지붕 위로 달은 떠오르고

▲ 매지저수지 데크길에는 불이 켜진다

▲ 저수지 둘레길에서 바라보는 연세대학교 야경

▲ 저수지 둑방에서 바라보는 노천극장 야경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불빛으로 요란했으련만 지금은 도무지 썰렁하다 못해 황량스럽기까지 하다

▲ 백운송어횟집을 옆으로 지나면 오늘의 목적지가 나타난다

▲ 매우 서두른 덕택으로 7시 정각에 삼미막국수 길 건너편 무수막마을 버스정류장에 무사히 도착했다

  집으로 가기 위해 34번 시내버스를 타는데

  사방이 캄캄하여 좌우를 순간 착각하는 바람에 꺼꾸로 방향 버스를 탔다. 하이고 이놈의 길치 습관은 언제나 치유가 될런지 하나님의 축복이 필요하다

 

  다음 계획은 4,5코스 한 번에 걷고 굽이길 17개 구간 중 한 개 남겨 놓기

▲ 2코스 3코스 통합 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