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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앤산

원주 백운산과 십자봉에서 길을 찾는다

by 가을하늘흰구름 2023. 9. 25.

*탐방지: 강원도 원주시 흥업면 백운산, 십자봉
*날짜: 2023.9.25(월)
*코스: 용수골 주차장 - 등산코스 - 백운정 - 백운산 - 노두봉 - 노두치 - 동막봉 - 십자봉 - 매지임도 입구 (20.6km 8:45분)
*찾아가는 길: 자가용으로 판부면 용수골 공용주차장 주차, 매지임도 입구 정류장에서 32번 시내버스 승차
 
우리 동네 구경하기 두 번째 장소는 백운산 십자봉 종주
지난 번 용수골에 있는 저고리봉 어깨봉에 이어 오늘도 용수골이다
 
들머리 백운산 자연휴양림
자연휴양림 매표소 전방 300미터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매표소에서 1000원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는데 평일이어서인지 관리원이 안계신다
그냥 슬그머니 꽁짜로 들어가는데 아무도 쳐다보는 사람이 없다
 
자연휴앙림 입구
자세히 보니까 등산로 코스는 편도라고 적혀 있다 (08:55)

 
자연휴양림에서 백운정 코스는 지난겨울 눈산행으로 다녀 온 기록이 있다 (09:00)

 
꽤나 수려하게 들어가는 용수골 계곡

 
여름에 물놀이하기 좋은 사방댐

 
용소폭포
천 년을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하고자 폭포를 오르려고 수천 번 노력하였으나 결국 오르지 못하고 빠져 죽은 폭포라고 해서 용소폭포라  한다는 전설이 있다
 
용소폭포 입구 (09:15)

 
폭포 전망데크에서 보이는 용소폭포는 3단이다

 
임도(웰빙숲길걷기 코스)와 계곡 등산로 갈림길 (09:22)

 
살짝 궁금했었던 삼형제 나무의 실물 모습 (09:24)

 
벡운정
계곡 등산로와 임도는 임도 정상인 백운정에서 만난다 (09:55)


백운정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좁고 매우 가파른 경사로
백운산 정상 2.3km (10:00)

 
정상 가기 전 1.6km 지점에 있는 쉼터
나중에 내려오면서 트랭글 지도를 보니 이곳이 십자봉 가는 갈림길 삼거리이다 (10:20)

 
그런데 막상 이정표에는 순환임도만 있고 십자봉 방향은 표시가 없다
트랭글 지도로 찾아야만 한다


정상 부근에서 보이는 밑둥만 남은 고사목 (10:35)

 
체포되어 밧줄에 묶인 고사목 (10:37)

 
멀리로 보이는 군부대 시설 (10:55)

 
백운산 등산로 마지막 안내판 (11:02)

 
백운산 정상 1087m
정상석이 두개이다
체전에서 설치한 왼쪽 검은색과 원주에서 설치한 오른쪽 흰색 (11:10)

 
이정표에 방향표시가 한 개밖에 없다
자연휴양림 반대쪽은 금대리 방향

 
정상에서 작은백운산 보름가리봉 수리봉 벼락바위봉을 거쳐 금대리 치악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길은 보이지 않도록 현수막으로 가려놓았고 표시목에서도 떼 버렸다
이곳도 나중에 가 보아야 할 길

 
들어가지 말라면 가지 않는 게 좋다
고생스럽게 가 봐야 30여 미터 후에 결국 같은 길로 만나기 때문이다 (11:33)

 
1시간 20분 만에 다시 되돌아온 쉼터 삼거리
길은 11자로 갈라지는데 왼쪽의 십자봉길과 오른쪽의 임도길 (11:40)

 
무슨 삼거리 (12:10)

 
희한한 고사목(12:28)

 
이런 백운산 표시목은 백운산 정상의 1번에서 시작하여 순차적을 계속 보이는데
5번 표시목이 보이면 그곳이 오두치이다

 
누군가가 손글씨로 표시한 '오두봉 964.6m'를 보면서 이곳이 오두봉인 것을 안다 (12:35)

 
오두봉 정상은 아무런 표식이 없고 그냥 무성한 풀숲

 
견고한 비닐 재질에 많은 글씨를 빼곡하게 적어 놓은 대단한 오두봉의 리본

 
 
인적이 드문 탓에 길이 몹시 자연 그대로이다
길의 흔적은 희미하고 간혹 아예 없어지기도 하기에
가끔 나타나는 낡은 이정표식과 트랭글 어플을 수시로 비교하며 나아간다
 
친절한 산꾼들이 이정표에 손으로 추가 정보를 적어 놓았다
십자봉 3.7km, 삼거리 1.8km, 오두봉 1.7km, 매지임도 0.9km (12:58)

 
안내리본을 믿거니 하고 무작정 따라간다

 
이쯤에서 마주오고 있는 나와 비슷해 보이는 연배의 아저씨 한 분을 만나서 잠깐 인사를 나눈다
양안치에서 올라오는 중이라고 하면서 백운산 가는 길이 힘드냐고 물어보는데
나무가 우거진 것 말고는 크게 어렵지 않아요.. 하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한다
 
길을 묻어버린 수풀들 (13:38)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오징어 고사목 (13:42)

 
십자봉 삼거리
이곳이 삼거리인 것을 나중에 알았다
십자봉 1.9km, 대양안치 3.6km (13:50)

 
백운산 7.1km, 십자봉 1.9km

 
동막봉
지워져 있는 방향표시가 있다
누군가가 손으로 '양안치'라고 써 놓았으나 지웠다는 것은 가지 말라는 뜻인지 확인할 겨를이 없다
십자봉은 1.5km로 표시되어 있다
1.9km 지점을 한 참 전에 지난 것 같은데... 거리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산촌마을'은 귀래면 운남리 저수지 위의 다릿골계곡 (14:08)

 
동막봉 정상의 작은 돌탑

 
동막봉 정상의 무수한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

 
바람에 꺾인 나무는 한쪽 팔로 땅을 디딘 채 간신히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
그런데 나무 구경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이곳에서 길을 잃고 오르락내리락 한 참을 헤맨다 (14:13)

 
겨우 제길을 찾고는 되돌아와서 보니 바람에 쓰러진 나무가 길을 가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쓰러진 나무에 가려진 길은 여러 곳이 있어서 시간이 자꾸만 지체된다

 
이정표 (14:40)

 
십자봉 정상 985m
이곳도 백운산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정상석이 있다
왼쪽 원주 정상석, 오른쪽 제천 정상석 (14:52)

 
에구 힘들다
이제 양안치의 매지임도를 찾아 내려간다 
양안치 3.0km, 덕동리 4.1km 

지도에서는 십자봉 정상에서 사거리가 있는데
표시목에서는 삼거리이고 길도 세 방향만 보인다

좌상-양안치, 좌하-귀래 운남리, 하-제천 삼봉산, 우상-제천 덕동계곡


지도의 아래쪽 제천 삼봉산 방향

 
지도의 오른쪽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방향

 
지도의 왼쪽 귀래면 운남리 방향 (15:08)

 
뽕나무버섯부치인지

 
즉석에서 명명한 칠판바위 (16:08)

 
산행 시작한 지 7시간을 넘기면서 체력도 떨어지고 식수도 떨어져 간다
실수로 물을 500미리 생수 한 통만 들고 왔기 때문이다
삼거리에서부터는 트랭글에서도 등산로 표시가 없으니 그냥 매지임도 방향만 보고 오감으로 길을 찾는데 이러다가 매지임도가 아니고 덕가산으로 들어가는 건 아닌지 걱정 불안 근심
 
대양안치 3.6km 방향으로 진행 (16:12)

 
떨어져 죽지 말라고 나름 등산로 정비를 하기는 했다 (16:46)

 
드디어 대양안치 1.2km
지금 시속이 2.4km이니 30분이면 갈 거리인데 너무도 멀게 느껴진다.. 꺼이 꺼이 (17:10)

 
마지막으로 헤맨 자리
수풀 속으로 작은 봉우리가 보이고 그 왼쪽 옆으로 길이 있길래 들어서서 내려가자니 또 길이 홀연히 사라진다
방금 내려온 45도 급경사지를 다시 헥헥거리며 올라가서 확인해 본다
수풀 속의 봉우리로 들어가면 헬기장이 나타나고 헬기장 건너로 작은 길이 있었다
 
수풀 속의 헬기장 (17:30)

위쪽 12시 방향이 내려가는 길

헬기장에서 내려오니 드디어 멀리에 구불구불 매지임도가 눈에 들어온다
너무도 반갑다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매지임도 산림욕장  (17:57)

 
산행 종점 매지임도 입구 (18:00)

 
백운산 십자봉에 대한 소회
오늘 지나온 구간은 치악산 종주코스보다 험하다고 단언한다
사람들이 치악산은 여성스러운 산이라고 한다
그에 비해서 백운산은 원시의 남성미로 충만한 산이다  
백운산에서 오두치까지 오는 길은 흔적이 희미하지만 거의 평이하다
그러나 오두치 이후로는 길의 흔적이 더욱 가물거리고 경사도는 급격하게 오르내린다
오두치 삼거리에서 십자봉을 왕복한 후 매지임도로 하산하는 길은 트랭글에서 등산로 표시도 없고 45도 각도의 급경사가 계속되는데 길의 흔적은 희미하다 보니 살짝 빗나가기가 일쑤이고 그때마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길은 더욱 고단하다
 
백운산과 십자봉에는 세 가지가 없다
첫째, 물이 없다
500미리 생수 두 통과 에너지음료 게토레이 한 통 정도는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
둘째, 사람이 없다
아무리 평일이지만 백운산에서 매지임도까지 오는 동안 한 사람을 만났을 뿐이다
셋쩨, 조망이 없다
좌우 주변으로 보이는 것은 온통 우거진 철쭉나무 숲이며 머리를 잔뜩 수그린 채 그 사이를 헤집고 지날 때면 나뭇가지 작대기에 얼굴을 무수히 얻어맞아야만 한다
그럴 때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는데, 산에서 나오는 욕을 산림욕이라고 하던가
 
다음에는 백운산에서 벼락바위봉과 보름가리봉을 지나 금대리로 내려가는 길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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