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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상속으로

서해랑길 47코스 일부 고사포 변산해변

by 가을하늘흰구름 2022. 10. 26.

*탐방지: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격포항
*날짜: 2022.10.25(수) ~ 10.26(목)
*코스:
- 25일 오후: 격포항-닭이봉-후박나무 군락지-적벽강-수성당-성포항-고사포해수욕장
- 26일: 고사포해수욕장-변산해수욕장-사랑의 낙조공원 (5.6km)

부안 여행 3일차 오후와 마지막 날인 4일차 일정
서해랑길 47코스 일부(격포~변산해수욕장)

오전에 격포항에 도착하면서 서해랑길 46코스를 마쳤는데 아직 해가 중천이니 길을 좀 더 가기로 하고 47코스 시점인 닭이봉 입구에서 코스를 이탈하여 닭이봉을 오른다
닭이봉은 채석강을 우산처럼 받치고 우뚝 서 있는 봉우리이다
서해랑길은 닭이봉을 오르지 않고 옆으로 우회하는 코스인데 굳이 그곳을 오르고자 하는 이유가 왜 때문인지는 나도 알지 못하니 발이 그냥 그리로 간다
아마도 닭이봉에서 바라보는 변산 풍경이 그림 같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을런지
인터넷에서 닭이봉을 검색하면 닭이봉닭갈비만 잔뜩 나오지만 닭이봉에서 바라보는 서해낙조가 천하 명품이라는 소갯글도 간혹 있다

닭이봉
닭이봉을 소개하는 안내판인데
막상 닭이봉에 대한 유래는 보이질 않는다 (13:03)
지네 형상으로 생긴 격포마을의 높은 산인 사투봉에 족제비 석상을 만들어 지네와 상극관계인 닭을 의미하는 닭이봉을 마주 보도록 했더니 마을이 평안해졌다는 이유로 닭이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는데
이게,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아리송 하다


닭이봉 옆의 서해랑길 47코스 시점


닭이봉 오르는 진입로 (13:10)
계단을 오르는데 어젯밤 숙면을 방해 받은 결과인지 발이 몹시도 무겁다


전망대 가는 길에 '위험 출입금지' 바리케이트가 걸려져 있으나 무시하고 그냥 들어간다


닭이봉 전망대 보수공사로 인해 전망대는 오르지 못하고 그냥 전망대 사진만 찍는다
전망대 아래에서 보이는 조망은 주변의 울창한 수목에 가려져 책석강뿐만 아니라 모든 시야가 차단되었으니 닭이봉에서의 천하명품 서해낙조 관망은 전망대 위에서만 가능하겠다


닭이봉을 내려오면 채석강 뒤편이 나타나고 (13:30)


그 주변에는 격포 해넘이해수욕장


해넘이 채화대
돌비석 아래의 작은 글씨를 옮겨 적으면
격포의 낙조는 변산팔경 중 으뜸으로 위도 큰섬 덩어리와 형제섬, 고군산열도 주변의 온 바다를 진홍빛으로 물들이는 석양의 비경이 장관이다
육당 최남선 선생은 '심춘순례'에서 조선의 빼어난 풍광 10경 중 하나로 부안의 변산낙조를 꼽았다


천연기념물 제123호 격포리 후박나무 군락지 (13:55)
후박나무가 자랄 수 있는 북방한계선의 자연 군락지라서 식물 분포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수성당(水聖堂)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58호
수성당은 격포해수욕장에서 해안선을 따라 2km 지점의 적벽강 절벽 위에 있으며 건평 4평의 단칸 기와집으로 칠산다바를 관장하는 해신인 개양할미를 모신 신당이다
조선 순조1년(1801년)에 만들어졌으나 원형은 없어지고 1996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신축했다

수성당에 얽힌 전설
수백년 전부터 서해를 다스리던 여해신인 개양할미가 그의 딸 8자매를 데리고 와서 전국의 각 도에 하나씩 시집을 보낸 뒤 오직 막내딸만을 데리고 이곳에서 지냈다
개양할미는 키가 매우 커서 굽나무신을 신고 서해바다를 걸어 다니며 바다 깊이를 재어 깊은 곳은 메우고 위험한 곳에는 표시를 하며 또 풍랑을 다스려 이곳을 지나는 어부들의 생명을 보호하였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기리기 위해 제당을 만들어 매 년 음력 1월 14일에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수성당 가는 길 (13:57)

수성당으로 가는 길은 광활한 면적의 유채꽃으로 유명하다
지금 발아되어 자라고 있는 파릇파릇 싱그런 유채꽃 새싹들

효녀 심청과 인당수
인당수는 옹진군 백령도와 이곳 부안군 변산면에 있는데 어느 것이 진짜인지를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1993년 10월 10일 위도에서 출발하여 격포로 향하던 서해 훼리호가 악천후로 인해 위도로 회항하던 중 이곳 임수도에서 좌초되어 292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희생된 가슴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라는 것 정도는 기억해야 되겠다


수성당 (14:05)


효녀 심청이 뛰어 내린 인당수로 추정되는 곳


적벽강(赤璧江)
한자로 붉을 적(赤) 둥근옥 벽(璧)
적벽강이란 이름은 중국 북송시대의 시인 소동파가 노닐던 적벽강만큼 경치가 뛰어나서 붙었다고 한다
후박나무 군락 앞 해안의 암반층에는 사자, 토끼 모양 등 다양한 모습을 한 바위 조각들이 있다
그중 사자바위는 노을이 붉게 물들 때 매우 아름다운 모습인 곳이으로 유명하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이 조조 군사들을 무참하게 불태워버린 적벽대전의 적벽과 어떤 관계인지는 아직 분석을 못했다

우리나라에는 적벽이 두 군데가 있으니
국가명승 112호이며 화순8경 중 제1경인 전라남도 화순적벽과 이곳 부안 명소 적벽강

적벽강 (14:20)


아래 글 중 페퍼라이트에 대한 내용인 재미있다
처음 페퍼라이트를 발견한 사람이 후추(Pepper)를 뿌려놓은 것 같다고 해서 'Pepper' 즉 후추암이라고 이름 지었다
뷹은 색의 유문암과 흑색의 세일층이 섞여 만들어진 암석이다


이곳은 안타까운 사연을 담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2020년 9월 22일 변산반도국립공원 하섬 일원에서 해양자원 조사 중 순직한 직원들의 추모비


적벽강 노을길을 따라간다


요즘 전국을 들썩거리고 있는 출렁다리가 여기에도 있다 (15:00)

지금까지 내가 보았던 출렁다리 중 가장 심하게 출렁거리는 다리여서
중간쯤에 들어서면 정신이 어질어질하다


해넘이 초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15:15)


하섬전망대 (15:20)


방어용 철조망에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여행가가 흔적을 남겼다


성천항 (15:40)


고사포(絲浦)해수욕장
부안군 변산면 운산리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약 2km에 이르는 백사장과 방풍림으로 심어 놓은 송림이 장관을 이루며 근처의 해수욕장 중에서 가장 맑고 깨끗하며 모래도 곱고 부드럽다
해수욕장 앞에는 웅크리고 있는 새우 모습을 닮은 하섬(鰕島)이 있는데 매월 음력 초하루와 보름쯤에는 모세의 기적처럼 2km의 바닷길이 열린다

성천항을 지나면 길게 이어지는 백사장의 고사포해수욕장
청나라와 북방 오랑캐의 기습에 대비하는 방어용 철책도 길게 이어진다


어느덧 오후 5시가 넘었으니 잠자리를 정해야 한다
방금 전 지나오면서 '자연산 활어.민박' 이라고 간판에 적혀 있던 '고사포별장횟집'으로 전화를 걸어 민박을 문의하니까 그곳은 단체 손님만 받고 있으니 주차장 옆의 마루펜션에 알아보라고 친절하게 대답하신다

그렇게 마루펜션에 숙박을 정하고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고사포식당으로 향한다 (17:10)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 저녁식사도 푸짐하게 먹어 보기로 작정하는데
회는 기본 3인분 5만 원이라 제외시키고 나머지 중 제일 적당한 메뉴가 한 접시 3만 원인 소라 숙회란다
꿩 대신 닭으로 맞이한 소라 숙회
그런데 이거 맛을 보니 원주에서 먹던 소라 맛이 아니다
쫀득하고 고소하고 우와~ 기똥차다
둘이서 먹었더라면 하나가 죽어도 모를 뻔했다


고요에 묻힌 고사포의 밤 (18:30)


마지막 날 아침
느즈막이 출발을 한다 (08:50)


하섬(鰕島)
새우 모습을 닮아 새우 하(鰕)자를 써서 하섬
음력 초하루나 보름경에 2km 모세의 기적 길이 열린다

뒤로 돌아보는 고사포 해변과 하섬
오늘이 마침 운 좋게도 음력 10월 2일이니 기적 길이 선명하게 보이는데 다시 돌아가서 기적을 경험해 볼 의지는 생기지 않는다 (09:05)


생업 중인 마을 아저씨 분장을 한 관광객처럼 보이는 네 분이 아주 열씸히 분주한데
한 참을 서서 봐도 연신 헛삽질만 하고 있다


고사포(絲浦)의 유래를 알려주는 안내판
고사포란 '옥녀탄금혈의 풍수지리'에서 나온 것으로 '옥녀가 장고치고 거문고를 탄다'는 뜻으로 북고(鼓) 자에 실사(絲) 자를 써서 고사포라 불렀으며...
옥녀는 도대체 다녀가지 않은 곳이 어디인지


여기도 적벽 (09:25)


다시 보는 하섬


공군 사격장이 있는 쌍여도를 당겨보고


오늘의 목적지인 변산해수욕장 광활한 모래밭이 보이고 (10:00)


성호네 횟집에서 또 바지락 칼국수로 이른 점심을 해결하고 해변 산책을 나선다 (10:20)
이번 여행 중 부안에서 먹는 바지락 칼국수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또 다른 적벽
붉은 색으로 얼룩덜룩 칠해진 희한한 모양의 기암들 (10:50)


사랑의 낙조공원 (11:00)


낙조공원에서 보는 변산해수욕장


사랑의 낙조공원 팔각정


낙조공원 옆에 서해랑길 48코스 시작점이 있는데
이 길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11:00)


어제 오늘 걸어온 궤적

변산해수욕장에서 부안터미널 행 시내버스에 오르면서
부안에서의 3박 4일 짧은 일정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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