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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세상속으로

서해랑길44코스 줄포만의 무한 갯벌

by 가을하늘흰구름 2022. 10. 24.

*탐방지: 전북 부안군 줄포면 우포리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서해랑길 44코스, 변산 마실길 8코스)
*날짜: 2022.10.24(월)
*코스: 줄포면 시장 -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 호암마을 - 곰소염전 - 곰소항 회타운(15.1km 3:50분)
*찾아가는 길: 원주에서 자가용으로 이동하여 부안 종합터미널 근처 공터에 적당히 주차
부안 농어촌버스 하차장에서 줄포행 농어촌버스 승차하여 줄포 터미널 하차 (20분 소요)

부안 여행 1일차
남파랑길과 해파랑길은 한 번씩 다녀왔으니 이제 서해랑길이다
이번 일정을 위해 그동안 애껴뒀던 유급휴가 4일을 이용하기로 한다

두루누비 홈페이지 지도를 펼쳐놓고 목적지를 물색하는데 서해랑길의 시발점인 해남과 서해의 명소인 변산반도가 눈에 들어온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해남은 혼자 가기에는 너무도 먼 남쪽나라이기에 채석강과 적벽강이 있는 부안으로 정한다

부안 농어촌버스 하차장 풍경
하차장 건물은 따로 없고 도로 옆으로 매우 길게 늘어선 버스정류장이다


부안 농어촌버스 시간표
갯마을이 많다 보니 여기 저기 다 '포'다
줄포 후포 격포 백포
이 외에도 우포 사포 왕포 고사포

줄포행 11:20분발 버스 탑승한다


줄포리는 면소재지가 있는 큰 마을이다 보니 상설시장도 있다


줄포시장 안에 있는 뚱이네식당에서 소머리국밥으로 점심식사 (11:40)
사장님이 연세 지긋한 할머니신데 시골이라서인지 밥그릇 인심이 후덕하다


줄포만 갯벌 습지보호지역
줄포만은 고창 선운산과 부안 변산반도의 중간에 위치한 만이다
새만금 개발 여파로 갯벌 매립이 시작되던 시점에 전북에서 과거의 모습을 잃지 않은 몇 안되는 습지 지역으로 남게 되었다고 '줄포만갯벌생태공원'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으며
면적이 4.9평방킬로미터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습지란다
2006년 해양수산부 습지보호지역 제6호로 지정되었고, 2010년에는 람사르습지 1937번으로 등록되었다

줄포만 갯벌생태공원 (12:20)


어마어마한 넓이의 억새평야가 끝없이 펼쳐지고 그 사이사이로 미로처럼 길을 만들어 놓았다


2023년 세계 스카우트잼벌리대회 개최를 앞두고 홍보관과 캠핑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


줄포만 무장애 나눔길
무장애 나눔길이란?
'교통약자층(장애인,임산부,노약자 등)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숲을 이용하고 소통, 휴식할 수 있는 산책로'고 쓰여 있다


지금까지는 억새밭이었고 이제부터는 갯벌이다 (12:45)


새만금이 세계 3대 갯벌에 속한다고 들어보기는 했으나 이리도 드넓게 펼쳐지는 뻘에 입이 떠억 벌어진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저걸 막아서 논으로 만들 생각을 했었다니


서해랑길 44코스는 사포리에서 시작하는데 나는 지금 코스 중간의 옆 지점인 줄포리에서 들어온 탓에 이제서야 제 코스를 만난다 (13:00)


유천리 호암마을 전경 (13:25)
호암마을은 주변이 온통 새우양식장이어서 논보다 오히려 새우 밭이 더 많아 보인다
마을 뒤 멀리로 내소사가 있는 관음봉도 보이고


논길을 지나가다 당겨보는 관음봉


마치 호수처럼 보이는 새우양식장

저기서 새우를 어떻게 잡을지 궁금하다
아마도 배를 타고 다니면서 투망이나 그물을 사용하여 포획할 거란 추측을 해 보는데
그러면 큰 눔들과 작은 눔들이 같이 잡힐 거고
그래서 작은 눔들까지 모두 먹어버리면 새우 후세가 끊어질 거고
그러면 양식장이 텅텅 비게 되어 사업을 중단해야 할 건데... 어떡해야 하나...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곰소 염전
조선시대부터 소금 생산지로 알려졌으며 다른 지역의 소금에 비해 미네랄이 10배가량 더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소금의 쓴맛은 덜하고 풍미가 깊다고 한다
나는 신안 태평염전 섬들채소금 애용자인데 어머님께서 얇은 귀를 주셨으니 이제부터는 곰소 소금에도 눈길을 돌려야 하는 건 아닌지

곰소는 유명한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염전과 젓갈과 왕새우
염전 옆에는 제과점 모양의 맛있는 찐빵을 만드는 '슬지제빵소'가 있는데 사진도 없고 먹어보지도 않았다 (14:25)

제빵소 주차장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달려와서 화들짝 놀라느라 손이 흔들렸다


염전의 모양이 인천 소래포구 염전과는 조금 다르다


허영만의 '식객'에 등장했다는 곰소 소금
국산은 적당히 짠맛에 뒷맛은 은은히 단맛이 나지만 수입은 짜기만 하고 뒷맛이 없어요
그 속살은 짜지만 향기롭고 은은한 단맛이 배어 있다
모래 해안을 거쳐 들어온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짠 소금 하고는 다른 것이 우리네 소금이란다


곰소공원?
넓직한 터에 뭔가를 만들고 있는데 아직 문패가 없다
공원 입구에서 맞이하는 명찰이 없는 나무


일본의 신사 표시를 닮은 지붕과 달팽이 모양을 하고 있는 희한한 외모의 곰소 화장실 (14:55)

아마도 제14회 곰소 젓갈발효축제장이 이곳이었는가 보다
곰소는 강경, 광천, 소래포구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젓갈 생산지이다
곰소역 포토존

떼로 몰려오고 있는 돌고래들이 지나가고 (15:00)


곰소항
곰소항 앞에는 부안군에서 설치한 낡은 안내판이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주소지는 부안군 진서면 곰소리
곰소만은 예전에 줄포만이라 하였으나 곰처럼 생긴 2개의 만과 그 섬 앞바다에 깊은 소가 있어 곰소만이라고 한다
이 소를 여울개라 하는데 칠산바다의 수호신인 계양할머니가 이곳을 건너다가 무릎까지 빠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곰소항 마을 전경(15:15)


곰소항 젓갈도매센터 앞의 맛깔스런 문패들 (15:55)


집 나오면 우선 잠자리부터 정해야 한다
마침 마을 안쪽에 민박집이 있어서 간판의 전화로 물어보니까
최근에 민박 운영을 하지 않아서 시설이 노후하니 그냥 전기장판에 이불만 있어도 좋겠냐고 하는데 지금 좋고 싫고가 어디 있는가
하룻밤 3만 원으로 덜커덕 예약

1980년대 여인숙을 연상케 하는 과하게 고색 창연한 민박집 실내
자는 동안 코끝과 어깨는 서늘하고 전기장판 등짝은 뜨뜻했다


마을 옆 공원에 올라 조망하는 곰소항 (16:50)


곰소항의 해넘이 (17:40)


서해낙조 해넘이 파노라마가 끝나고 정은수산횟집에서 혼자 먹을 수 있는 저녁식사가 있는지를 물어보니 아저씨가 허허~ 웃으면서 혼자 뭘 먹어야 하냐고 옆에 계신 아주머니께 되레 묻는다
아주머니는 쳐다보지도 않고 멍게비빔밥이면 되겠네 하시니 다른 메뉴를 쳐다 볼 여지도 없다
혼자 다니면 먹는 것이 애처롭다
이번 4일간의 여행 동안 멍게비빔밥 두 번과 바지락칼국수 세 번을 먹어야만 했으니


오늘 지나온 궤적


내일 서해랑 45코스 곰소~모항을 기대해 보면서
오늘 일정을 여기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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