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지: 경북 문경시 선유동천 나들길
*날짜: 2022.7.9(토)
*코스: 이강년기념관 주차장 - 칠우칠곡 - 학천정 - 선유구곡 - 용추 - 월영대 - 학천정 식당 - 대야산 주차장 (10.2km 2:25분)
*찾아가는 길: 운강 이강년 기념관 주차장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 69)
선유동 계곡
인터넷에서 선유동 계곡을 검색하면 세 군데가 나온다
하나는 경남 하동군 지리산 자락의 선유동계곡이고
두 군데는 모두 속리산 자락에 있는데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충북 괴산의 선유동계곡과
최근에서야 알려지기 시작한 경북 문경의 선유동천이 그곳이다
선유동천(仙遊洞天)의 의미
선유(仙遊)는 신선이 노닌다는 뜻이고
동천(洞天)은 하늘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니 그 이름만으로 상상을 해 봐도 기대되는 곳이다
운강(雲岡) 이강년(李康䄵)
조선 후기 동학농민운동때 문경 동학군의 지휘관이자 을미사변 이후 문경 일대에서 활약한 의병장
1895년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되자 이곳 가은읍 도태리에서 창의(創義)하여 농암장터에서 친일 관찰사 김석을 처단하고 이후 치열한 항일무력투쟁을 전개하다가 1908년 작성전투에서 부상으로 체포되어 9월에 교수형을 선고받고 10월에 집행되었다
이강년 기념관 주차장
선유동천 나들길
문경시 가은읍 완장리에 있는 선유동천 나들길은 2개 코스로 나뉘어 있다
1코스 칠우칠곡길은 학천정까지 4km 구간이며
2코스 선유구곡길은 학천정에서 용추계곡까지 4.4km 구간이다
●칠우칠곡: 완심대 - 망화담 - 백석탄 - 와룡담 - 홍류천 - 월파대 - 칠리계 (여기까지가 칠곡) - 칠우정 - 칠우대 - 용추 - 우담소
●선유구곡: 옥하대 - 영사석 - 활청담 - 세심대 - 관람담 - 탁청대 - 영귀암 - 난생뢰 - 옥석대 (여기까지가 구곡) - 학천정 - 무당소 - 용소암 - 용추 - 월영대
이강년 기념관에서 출발하자 마자 첫 번째 징검다리를 만난다
비가 많이 오면 이곳을 건널 수 없으니 요즘 같은 장마철이면 통과 여부를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장소
마을 담길을 지나는데 전방으로 구름에 덮여있는 웅장한 기임괴석의 봉우리가 등장한다
방향으로 봐서 대야산은 더 좌측에 있어야 하는데 그럼 저 산은 무엇인가..는 나중에 궁금하기로 한다
칠우칠곡 제1곡 완심대(浣心坮: 빨 완, 마음 심) - 마음을 씻는 곳
탐방로에서 이탈하여 100미터 정도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데 신선의 흔적과 처음 만나는 설레임에 비해 계곡 중앙 덜따란 바위판 한 구석에 조그맣게 새겨진 완심대의 음각 문양에 다소 실망하려는 마음을 굽이쳐 흐르는 계곡물에 깨끗이 씻을 수 있는 곳이다
칠우대(七愚垈)
대한제국 말엽 일사늑약. 한일합방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우은 우석 우초 우송 우전 우포 우당 등 호가 어리석을 우(愚)자로 시작하는 지역유림 일곱 명이 이곳에서 숨어 지냈다는 칠우대
일제에 비굴하게 결탁하기보다는 차라리 숨어 지내는 것을 선택하는 것도 정의로움이라고 해야 할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칠우칠곡 제2곡 망화담(網花潭: 그물 망, 꽃 화) - 꽃잎이 그물처럼 펼쳐지는 연못
봄이면 칠우칠곡 각 굽이의 꽃잎들이 떠내려와 이곳에 이르러 그물처럼 맴도는 연못이라는 의미란다
그러나 망화담 각자는 찾질 못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진의 오른쪽 다리를 건너서 냇물로 내려서면 둥근 바위가 있고 그 위에 각자가 있다고 한다
편안한 데크길이 이어지고 오른쪽에 칠우칠곡 계곡물이 흐른다
칠우칠곡 제3곡 백석탄(白石灘) - 새하얀 너럭바위를 지나면서 하얗게 반짝거리는 물결
백석탄은 망화담에서 조금 올라가면 있다고 하는데 안내판도 각자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칠우폭포
둔덕산 동편 능선에서 발원하여 골짜기를 따라서 흐르고
평시에는 건폭이나 여름철 우수기에는 수량이 풍부하여 시원함을 안겨주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폭포라 이름 짓기에는 어거지로 보인다
모우정(慕愚亭) - 어리석은 친구를 그리워하는 정자
칠우칠곡 제4곡 와룡담(臥龍潭) - 용이 누워서 꿈틀대는 연못
'내려오던 시냇물이 이 곳에 이르러 큰 못을 이루면서 넘실거려 마치 용이 누워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라고 하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안내판도 각자 글씨도 발견을 못하고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는다
칠우칠곡 제5곡 홍류천(紅流川) - 붉은 꽃잎이 흐르는 물살
물살이 천천히 흐르고 있어 붉은 꽃잎들이 물을 가득 메우고 흘러가기에 홍류천이라 하지 않았나 여겨진다
칠우칠곡 제6곡 월파대(月波坮) - 달빛이 물결 되어 흐르는 곳
달이 뜬 밤이면 달빛이 이 물살에 비치어 하얀 물결을 이루고 흘러가기 때문에 월파대라 한다
이곳에서 대(坮)는 바위가 넓게 자리하고 그 옆으로 시내가 흘러가는 곳을 의미한다
칠우칠곡 제7곡 칠리계(七里溪) - 여울이 7리에 걸쳐 있는 계곡
드디어 칠우칠곡 마지막인 제7곡이다
이곳에서도 각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녔으나 결국 못 찾고 말았다
널따란 바위가 약간의 격차를 가지고 있어 선유구곡에서 흘러오는 완장천 물이 이 굽이에 이르면 7리를 걸쳐 흐르는 여울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지금까지 선유동천 나들길 1코스 칠우칠곡을 지났고 이제부터는 나들길 2코스 선유구곡이다
선유구곡 제1곡 옥하대(玉霞臺: 구슬 옥, 놀 하) - 옥같은 노을이 지는 곳
안내판에 외재 정태진의 시가 소개되고 있다
『흰 돌에 아침 햇살 비처 밝게 빛나고
맑은 시내 찬 물결에 안개 붉게 오른다
한가로이 새겨진 題字 찾기가 어렵고
흰 구름만 누대 위에 저 멀리 자리하네』
칠리계에서 여울 하나를 건너면 드넓은 너럭바위가 나오는데 이곳이 옥하대이다
예전에는 이곳 어느 바위엔가 옥하대라 새긴 글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져 그 장소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선유구곡 제2곡 영사석(靈傞石: 신령 령, 취하여 춤추는 모양 사) - 신령이 취하여 춤추는 바위
이곳 안내판에도 외재 정태진의 시가 있는데 수고롭게 옮겨 적지는 않겠다
선유구곡 제3곡 활청담(活淸潭) - 생기있고 맑은 물가
선유구곡 제4곡 세심대(洗心臺) - 묵은 때를 씻는 곳
외재 정태진 싯귀
『허망한 이치가 본디 내 마음이거늘
부질없이 세상사에 깊이 물들었네
이 대에 이르러 한 번 씻길 생각하니
어찌 묵은 때를 추호라도 두겠는가』
구로천(九老川)
선유구곡 제5곡 관란담(觀瀾潭: 볼 관, 물결 란) - 흐르는 물결을 볼 수 있는 못
'란' 하면 언뜻 난초(蘭)가 연상되지만 여기서는 물결(瀾)을 뜻한다
관란담 물결이 얼마나 특별한가 하고 유심히 들여다본다
구은대(九隐臺)
관람담 옆에 있는 바위인데 안내판은 없고 구은대 글씨 옆에 아홉 명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검색 결과, 구은대는 김씨 성을 가진 아홉 명의 명망 높으신 동네 어르신들 이름을 적어 놓은 곳이라는데 방금 전에 보았던 구로천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구은대에서 바라보는 관람단
탁청대를 향해 올라가는 길
선유구곡 제6곡 탁청대(濯淸臺: 씻을 탁, 맑을 청) - 맑게 씻긴 곳
탁청대에서 바라보는 계곡
선유구곡 제7곡 영귀암(詠歸岩: 읊을 영, 돌아올 귀) - 온종일 맑은 빛 즐기다가 수시로 바람 쐬고 읊조리며 돌아오는 바위
글씨체가 매우 특이하다
선유구곡 제8곡 난생뢰(鸞笙瀨: 난새 난, 생황 생, 여울 뢰) - 생황의 피리소리 같은 급류
난생이 무슨 뜻일까
난새는 신선이 타고 다니는 새이고 생황은 악기이니 이는 곧 난을 타고 생황을 연주하는 신선을 말한다
여기에 뢰는 여울이니 저 여울을 흐르는 물소리가 바로 신선의 피리소리인 것이다
선유구곡 제9곡 옥석대(玉舃臺: 옥 옥, 신 석) - 신발이 옥 같은 곳
옥으로 신발을 만들면 이런 모습일까
학천정(鶴泉亭)
도암(陶菴) 이재(李縡) 선생을 기리는 정자
8곡 난생뢰와 9곡 옥석대 사이에 학천정이 있고 그 주변으로 주차장과 음식점과 펜션 등이 있어 피서객들이 몰려있다
학천정에서 월영대로 가는 길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왼쪽 길과 오른쪽 길로 나누어져 있는데 왼쪽 길은 시멘트길이 섞여 있는 평범한 길이고 오른쪽 길은 우거진 나무들이 하늘을 계속 가리고 있어서 시원하게 걸을 수 있기에
오른쪽 길로 올라가서 왼쪽 길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옥석대 위쪽에 있는 바위에 새겨진 선유동 글씨
이 글씨는 최치원의 필체라고 알려지고 있다
학천정에서 월영대로 향하는 오른쪽 길
월영대(月影臺) - 달그림자가 아름답게 드리우는 곳
선유동천 나들길의 종점이고 계속 가면 대야산 정상이다
대야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두 갈래가 있다
왼쪽은 밀재를 거쳐 정상으로 가는 2.8km 조금 경사진 구간이고
오른쪽은 피아골을 거쳐 정상으로 직행하는 1.9km 급경사길이라는데
오늘은 여기까지..
휘영청 밝은 달이 뜨는 밤이면 바위와 계곡을 흐르는 맑디맑은 물 위에 달그림자가 아름답게 드리운다 해서 월영대라고 한다
달그림자가 아름답게 드리우는 곳이 어디일까 찾아보았으나 신선의 눈을 가지지 못한 내게는 쉬이 보여주지를 않으나
굳이 달그림자는 아니라도 월영대에서 위로 올려다보이는 풍경에 흠뻑 취해 본다
용추(龍湫: 용 용, 다할 추) - 용이 하늘로 솟아오른 곳
『암수 두 마리의 용이 하늘로 오른 곳이라는 전설이 있으며 용추 양쪽 거대한 화강암 바위에는 두 마리의 용이 승천을 할 때 용트림을 하다 남긴 용비늘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대부분 '용추'는 두타산 용추폭포나 의림지 용추폭포처럼 주로 폭포에 지어주는 이름이지만 선유동에서는 특이하게도 계곡에 있는 바위를 말한다.
그래서 위의 안내판에서도 용추를 한자로 용추폭포가 아닌 '용추계곡'이라 하고 영문자로 'YONGCHU-CREEK' 라고 소개하고 있다
용추의 연못은 넓지는 않으나 깊이가 4미터를 넘를 정도로 깊고 주변의 바위가 매우 미끄러워서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절대 자력으로 나올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통행금지 표시를 동해안 빨랫줄에 널린 오징어마냥 주렁주렁 드리워 놓았다
8곡 난생뢰와 9곡 옥석대 사이에 학천정이 있고 그 주변으로 주차장과 음식점과 펜션 등이 있어 피서객들이 몰려있다
아쉽게도 학천정은 들르질 못하고 마당을 꽃으로 장식한 먹거리 가든을 지나 곧바로 밀리 예약된 음식점으로 향하면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한다
트레킹을 마치는 자리
제8곡 난생뢰에서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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