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풍경

동해여행 1일차 천곡동굴과 논골담길

가을하늘흰구름 2021. 10. 11. 16:13

*탐방지: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굴, 묵호항 논골담길
*탐방일: 2021.10.11(월)

아들눔이 동해에 직장을 구해서 가출을 한 지 한 달여
고양이 캐리어도 갖다 주고 겨울옷도 배달하고 겸사겸사 휴가를 내고 2박 2일간의 가족여행을 떠난다
일요일 저녁 도착해 호텔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 날인 오늘 월요일 아침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천곡동굴

천곡 황금박쥐 동굴
한국에서 유일하게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동해시 천곡동의 석회암 동굴
1991년 아파트 공사를 하다 우연히 발견되어 1996년부터 일반에 공개됐으며
총 길이 1.400m 중에서 700m가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최근에 발견된 탓에 석회동굴 특유의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는 훌륭한 평을 받고 있다
2016년 천곡동굴에서 세계적 멸종위기종 1황금박쥐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동굴 이름이 '천곡 황금박쥐 동굴'로 바뀌었다
그러면, 도대체 그 황금박쥐란 녀석은 어떤 쥐인가

황금박쥐
천연기념물 제452호 붉은박쥐를 일컬으며 선명한 오렌지색이 황금색으로도 보여 '황금박쥐' 또는 '오렌지윗수염박쥐'라고도 한다
1960~70년대 유명한 일본 만화영화 '황금박쥐'의 주인공 모델이기도 하다는데 1960년대 출생인 나는 그런 만화를 본 기억이 없다
천곡동굴에서는 2016년 6월 동굴 입구 검표소 부근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고 이후 3차례 더 목격됐으며 2010년을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사람들을 피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 것인지 갑작스런 관광객들로 인한 환경변화에 안타깝게도 소멸된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규화목
나무의 형태 및 구조 등이 억겁의 세월 속에 그대로 굳어져서 화석화된 나무화석을 규화목이라 합니다
나무가 늪지대, 갯벌의 습한 진흙 지대 또는 모래나 화산재의 날림에 의해 빠른 속도로 땅속에 뭍여 있는 동안에 지하에 용해되어 있던 광물이 나무줄기 속으로 스며들어서 원래 나무 성분은 다 없어지고 나무 자체의 구조, 조직, 나이테 등이 남게 됩니다

동굴 입구 옆에 전시되고 있는 규화목


입구를 들어가니 제법 넓직한 통로가 나타난다


글씨와 그림은 4가지 색깔을 반복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보여준다


신기한 모습들


잘려나간 석순 끝으로 다시 새살이 만들어지고 있다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아서인지 안내문도 매우 학술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펜단트 아니스토모시스 침식붕 순환수류대 침식선반 닛찌 노찌 등등 이름들도 낮설다


마치 박쥐가 매달려 있는 형상으르 띠고 있다 하여 '박쥐 종유석'이라 부르는 종유석


저승굴로 들어가면 저승을 체험하라는 듯 일부러 조명을 어두컴컴하게 해 놨다


동굴 내부에서 유골로 남은 동물의 흔적
아마도 먹이를 찾아 우연히 동굴로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이곳에서 아사한 늑대일 것이다


빨래줄에 널린 가오리처럼 보이는 종유석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누군가가 나를 보고 있다는 증거는 이곳에서도 경험한다
동굴에서 나와 반가운 지인을 만났는데 그 분들은 이미 내 사진 속에도 있었으니
한 동안 우리들 앞에 가셨던 저 두 분들이다


이제 묵호항으로 이동한다
점심식사용으로 묵호시장에서 홍게를 한 보따리 샀더니 시장 앞 식당으로 가져가 푸짐하게 쪄 나온다
사실 나는 게를 좋아하지 않는다
손은 부지런히 바쁜 것에 비하여 입으로 들어오는 양은 턱없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홍게찜과 홍게매운탕으로 천천히 배불리 먹고 오후 일정인 논골담길 탐방을 시작한다


논골담길
묵호등대 주변을 논골담이라 부르는데 마을을 벽화로 단장하고 논골담길이란 근사한 이름을 붙여줬다
논골담은 논두렁을 의미하는데 다랭이논처럼 오징어나 명태를 말리던 덕장이 있던 마을에서 물에 젖은 고기를 나르느라 골목이 질퍽해져 논두렁처럼 되었다 해서 논골담이라 불렀단다
논골담길은 논골1길, 논골2길, 논골3길, 등대오름길 등 4갈래의 길이 있고 모두 정상의 묵호등대를 향하며 정상부에 위치한 '바람의 언덕'은 논골담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묵호시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4개 길 모두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면 충분하기에 부담없이 구경할 수 있다

묵호시장 옆의 묵호수변공원에 주차를 한다


논골담길 올라가는 입구


마을길은 언덕길


논골담길에는 묵호항의 역사와 바닷가 주민의 삶이 깃든 담화가 그려져 있다
지역 어르신과 예술가가 소통하고 합심해 그림을 그렸기에 이곳의 그림은 '벽화'가 이니라 '담화'라른 표현을 쓴ㄷ

오징어 게임?


논골담길은 해파랑길 34코스 구간


묵호등대


등대 주변에는 재미있는 볼거리들이 쏠쏠하다


스카이워크는 들어가지 않았다


분위기 넘치는 카페


동해 기념품 판매점포인 선물가게는 쥔아저씨가 직접 손으로 만든 예술작품들로 가득차다


논골담길에서 내려다 보는 묵호항


바다로 나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낙네와 철부지 아이들과 그 옆을 늠름히 지키고 있는 견공


등대 앞의 커피점 창가 자리는 이미 만석이다


103 LAB 카페
젊은 부부가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분위기 엄청 좋은 집
가족방이 있다면 이곳에서 묵을 생각도 있었는데 아쉽게도 남자방과 여자방만 있고 가족방은 없단다
예약번호는 050-71433-1074


카페 안에서 구수한 커피향을 즐기며 비내리는 묵호항을 감상한다


카페 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깔끔한 소품들이 철학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평범하지 않은 글귀가 눈을 사로잡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The Freedom to Do Nothing


논골1길로 내려간다


사진 아래의 '묵호' 글씨를 아내는 '호놈'이라고 읽었다


논골담길을 내려오니까 상점 옆에서 빗물 머금은 계란나무(?)가 싱그럽게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 있다


내일은 추암해변과 하슬라아트월드 방문을 계획하며 오늘 일정은 여기서 마우리.